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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mjr
나의 특별함을 믿는다면
성공이란 무엇일까
행복하고 자유롭게 내 의지를 펼수있을 때 나는 성공적이라고 느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호오가 확실해야 한다.
yes는 yes! 라고, no는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줄수 없는 것이지
알파고로 시작한 잡생각
이세돌이 알파고한테 졌다고 해서 뭐 변한게 있냐?
친구는 별 생각도 관심도 없다는 식으로 툭 던졌다.
나는 그 무심한 마음이 부러웠다.
알파고의 연승에 신경이 쓰이고 소름이 끼쳤던 이유는 별 다른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 생업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지루하게 앉아있는 일들이
인공지능이 하면 훨씬 잘 할 수 있을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할수있는 뻔한 일들.. 지루한 작업..
기성세대는 노력을 강조하며 지루한 일들도 열심히만 하면된다고 얘기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회의가 든다.. 게다가 결국 돌이켜보면 내 판단이 더 맞았던 적이 많았다...
아닌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그들이 그렇게 적응했을 뿐이다.
나의 일터에서의 존재는, 나사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나와 비슷한 무력감을 느끼는 직장인이 분명 많을것이다...
알파고의 승리에서 나는 늦던 빠르던 오게되어 있는 미래를 느낀다
결국 이대로 살게되면 나는 언젠가 패배할 것이다... 라는 공포와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자각
그리고 하루를 허겁지겁 살며 내일로 미루기 바쁜, 마치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사를 거꾸로 박제한듯한 나의 생활들.
이렇게 하릴없이 써내려가는 생각들도 언젠가는 대체가능하다는 생각.
언제 어느 장소에서 누구에 의해서든 대체될수있다는 생각.
유일무이하지 못한 존재가 되는것은 영영 어렵다는 생각
착잡함과 자기혐오, 좌절, 귀찮음이 애매하게 섞인 기분에
나는 힘을 잃는다..
자유롭고 싶다.
왜 이렇게 된것일까
<환자 S의 진료녹취록>
어찌나 많이 죽었는지. 늘 상상했습니다. 죽는걸요. 자살일수도 있고 교통사고 같은 타살일수도 있고.. 그건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구요, 이를테면 이런겁니다.. 회사에서 아무 생각없이 일을 한다 아니 하는 척을 하며 몇시간째 집중하지 못한다.. 미묘하게 주위 환경에 붕 떠있는 기분이 들고 현실감이 없어진다.. 마치 내가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처럼 살게 된다.. 아니 살아진다.. 암튼 그런 느낌이 순간 갑작스럽게 들게되면 저는 죽고싶어집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죽을 용기도, 결단력도 없으니, 늘 죽음을 상상하는 거죠. 정확히 말하면 죽는 상황 자체에 대한 상상입니다. 사후세계 같은것은 잘 모릅니다. 종교도 믿지 않구요. 차라리 사후세계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렇게 좌절하지는 않을텐데 말이죠. 지금 저는 잘못 살고있습니다. 뭔가 단단히 잘못돼 있는데, 저 말고 다른 친구나 가족은 이런식이죠. '그정도면 OK' 아니면 '남들도 다 그래' 이런식.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저는 남들보다 훠어어어얼씬 예민하고, 나약하고, 민감한 사람이거든요. 대체 무슨 근거로, 나를 어떤 사람이다 라고 딱 판단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단단히 착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남자답지도 않고, 가볍고 경쾌하게 살아가는 타입도 아니고, 자신만만한 타입도 아니고. 혼자 있을때 혼잣말 하면서 웃고, 예능 보다가 낄낄대면서 찐따처럼 웃고 혼자 웃음소리가 싫다고 생각하는. 사실은 그런타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사람들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요. 친구들보다는 가족들이 더 그런편인것 같습니다. 원래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더 가혹할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친구는 선택할 수 있어도 가족은 선택할 수 없는데.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요? 이런 제 말이 소름끼치시나요? 패륜적이어서? 당신의 따뜻하고 가끔씩 외식에 영화를 함께보고 나들이를 하하호호 웃으며 주말에 떠나는 가족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인가요? 저는 크게 다를거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당신네 가족이 주말에 4명이서 차를 타고 나들이를 갈때, 뒷좌석에서 못견뎌하는 형제가 있을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가족끼리 정말 그런 방식으로 모두가 행복하다면, 당신네 가족은 멍청이일 겁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고, 사소한것에만 기쁨을 느끼고, 오늘 하루랑 똑같은 하루가 영원히 반복돼도 상관없는 사람들이겠죠. 다시말하면, 나는 비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비범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범한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똑같이 제품화하기 위해서 이 가족과 결혼이라는 사회제도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그리고 실제로 어느정도 성공했습니다. 내가 그 위대한 노력의 결실이죠 사람들이 던지는 말들과 압박, 해야만 하는 사회적인 의무, 예절, 의례, 의무... 의무... 책임이라는 미화. 그 모든것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성공했습니다. 너무너무 뛰어나게 성공해서, 아침잠이 많은 내가 4년동안 지각한번 안하게 만들었죠. 이야기하다가 생각난 건데, 이 사회에는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겨울에 창문을 열면 들어오는 찬 바람같은 에너지 아니면 지진이나 해일이나 전쟁같은 파괴적인 일... 정말로 중요한 본질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죽음을 누구나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필요없는 것에 너무 신경을 뺏기고 삽니다. 생명보험을 들어서 무엇할까? 생명보험을 들어서 무엇할까? 죽으면 무슨 소용일까? 저는 항상 죽음을 생각하기 때문에, 본질에 집중합니다. ... 죄송합니다. 꼭 그렇지는 않군요. 그렇죠. 저는 의무의 노예입니다. 의무의 노예입니다. 의무의 노예이다. 반박할 말이 없네요. 제가 할수 있는건 이렇게 그냥 털어놓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잘 안다면, 여러분이 저를 잘 아는 방식으로는 저는 행동하려 노력하겠죠. 예전의 방식을 부숴버리면, 사회에서 도태될 겁니다. 도태라고 할것도 없이 나를 떠나겠죠.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네요. 돈만 있다면. 돈과 무한한 시간... 그게 제가 원하는 유일한 것들입니다. 어때요, 조금은 이해가 되시나요? 제가 말하면서도 너무 두서가 없네요. 조금은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주말에..>
지난 주말 가족들과 속초에 놀러갔습니다. 친척중에 한분이 최근 퇴원하셔서 기념으로 같이 오랫만에 바닷바람이나 쐴까 하고 추진된 일이었는데요. 마침 회사에서 제공하는 콘도 이용권도 사용이 가능해서 패밀리 룸으로 1박을 했습니다. 해안가라서 바다가 드넓게 보이는게 좋고, 해수욕장이라고 해야하나요? 모래사장 근처하고는 조금 떨어져서 지대가 좀 높은것도 좋더군요. 여튼간에 시장에 가서 회를 좀 사서 방안에서 먹었습니다. 이때가 저녁 8시쯤이었구요 부모님과 친척분 내외를 모시고 방안에서 소주도 몇잔 마시면서 회를 먹었습니다. 제가 자주 그 시간대에 즐겨보는 TV 프로가 TV에서 했었는데 그때로부터 한 30분정도 뒤에 술자리가 끝났습니다 (대략 10시30~11시 조금 너머인듯 하네요) 어르신들은 좀 취하신 상태이고 장거리를 차타고 오신게 피곤했는지 주무시려 하시더군요. 저는 식사후 정리를 끝내고 그냥 배도 부르고 해서 혼자 산책을 나왔습니다. 제가 묶은곳은 S사 계열의 콘도였는데요, 위에서 썼듯이,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근처에 바닷가 절벽을 끼고 있습니다. 보통 어둑어둑하면 절벽이기도 하고 위험해서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하는 곳인데, 산책삼아 무슨 생각이었던건지,, 노스 패딩 하나 걸치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서울에서도 혼자 밤에 싸돌아다니는 성격이라서 더 그랬던거 같네요.. 그렇게 해서 12시가 가까워오는 시간이었던것 같은데, 절벽 근처에 서있자니 절벽 저 밑에서 뭔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처음엔 파도나 바람소리인줄 알았는데, 약간 금속이 찌그러지는 소리라고 할까요? 그런 소리와 비닐봉지를 바스럭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꾸준히 들렸습니다. 저도 그냥 멍때리고 있던지라 잘 인지를 하지 못하다가, 한 2분정도를 내내 그런소리가 나서 뭔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참고로 저 겁 엄청 많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절벽 아래를 쳐다보니 그쪽에도 바다로 향해나온 평지같은게 조금 있더군요. 평수로 치자면 3평정도 될까요? 여튼 어둠속에서 꽤 오래있어선지 분명히 확인했는데, 2명정도가 느리게 움직이는 형상이 보이더군요. 2명인지.. 3명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명이라기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시간에 사람이 갑자기 있는것에 깜짝 놀랐지만 궁금하기도 하고 이내 속초고 하니까 혹시 옛날같이 간첩들이 침투한 것은 아닌가, 하고 숨죽이며 관찰을 했습니다 신고를 할까도 했는데 몇분 더 지켜보자는 마음이었죠. 혹여나 민간인일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한 1 2분더 지났을까요 바다쪽으로.. 그러니까 절벽 끝쪽으로 사람형상의 2명이 가더군요. 그 다음에는 정말 놀랐는데,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었습니다. 기묘한 것이 일반적인 다이빙 자세도 아니고, 그냥 걸어가듯 물로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모습은 파도에 가려 정확히 알수 없었지만 확실합니다.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저는 자살인가.. 아니면 뭔가 야간에 잠수를 하는것인가 판단이 안서고 당황하고 있었는데요 얼마 지나지않아 그걸 보게되었습니다 수면 위로 고래 등같은것이 몇번 올라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구요.. 처음에는 돌고래 여러마리가 모여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수면 및에서 모두 하나로 이어진.. 한마리였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몸통의 굵기가 일반 고기잡이 어선? TV에 나오는 모터로 된 작은 어선정도는 되었으니 폭이 2미터 3미터는 되었던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미 저는 숨막힐 지경이었는데요 절벽 바로 밑에 그런 거대한 생명체가 있다는게 믿기지 않더군요 달빛에 조금씩 수면 밑이 비춰져 있는데, 정신차리고 그 길이를 확인해보니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시내버스 길이의 3배~ 4배? 아무튼 길이도 굉장히 컸습니다 흰수염고래 이런거를 뱀 형태로 만든 길게 만든 생명체의 느낌이 들더군요.. 수면위로 번들거리는 검은색 등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하는데.. 머리로 추정되는 부분은 확인이 불가했습니다. 어두워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 괴 생명체는 제가 보는 약 1분동안 수면밑에 분명히 있었구요.. 굉장히 기분나쁘게, 날렵하게 움직였습니다. 절벽 위에서 보았을때도 그렇게 컸으니 바로 앞에서 보았다면 압도당했을 정도의 거대함이었습니다.. 지느러미나 그런 특징적인 요소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여튼 .. 시간이 지나니 그 물체는 물속으로 들어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방금 보았던 것에 너무 현실감이 없고 무섭다는 느낌보다도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혀서 멍하니 있다가 그냥 돌아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더군요. 연락을 받아서 인터뷰에 응하기 전까지는 그냥 제가 헛것을 본거라고 생각하려 했는데, 속초에서 비슷한 목격담이 반복되고 있다는게.. 지금와서 생각하면 오싹하네요. 한편으로 궁금한것은 바다에 뛰어든 사람형태의 두명은 어떻게 된 것인지?? 저도 찜찜해서 뉴스를 속초로 검색해서 꾸준히 보고 있는데, 따로 행방불명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요.. 물론 현지에서 뭔가 이슈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여튼..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기억입니다. 그것은 대체 뭐였던 걸까요? 용이나 이무기같은 건가요? 바다에 사는 뱀같은건가요? 크기로만 따지면 생전 본 생물체중에 가장 컸던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상 제가 본바는 다 설명해드렸구요, 인터뷰하신 분들께서 조사를 더욱 하셔서 그 물체가 무엇인지 꼭좀 밝혀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굉장히 궁금하네요.. 그날밤의 그건 무엇이었을까요?
<동양 한의학 5천년의 신비>
최초의 침술은 선사시대의 황하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천년 전으로 추정) 원시의 수렵생활을 하던 중국 대륙. 황푸(黄浦)강 주변에서 최초의 아시아 문명인 중국 문명의 여명이 열린다. 부족사회를 이루었던 중국대륙의 부족들은 소독력이 강한 허브류의 약초와 생선뼈를 이용한 초기의 외과수술을 행하나 약효가 떨어지는 당대의 허브로 치료할시 사망률도 높고 외과수술의 효과도 사실 크지 않았던 것. 중국 대륙의 전설에 의하면 '반고'(班固) 라는 부족의 우두머리인 '우한'(武汉)이 최초로 침술을 발명했다고 일컬어지며 그 후 약 1천년간 구술로 해당 의술은 전승된다. 흔히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로 일컬어지는 삼국시대의 명의 화타((華佗, 145~208년) 에 이르러 중국의 침술은 집대성되고, 당대의 명저로 손꼽히는 의학서 규화보전(葵花寶典 이 완성되게 된다.. 특히 화타는 관우의 여드름을 치료한 것으로 유명하다. 관우는 사춘기적 얻은 여드름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수염을 길렀다고 전해지나 화타가 상당부분 피부를 침술과 약을 병행하여 치료한 덕에 정사와 당대에 남겨진 기록화에 따르면 적벽대전 이후의 시기의 관우의 초상에는 수염이 그려져있지 않은것을 볼 수 있다. 한의학의 ‘한’ 이라함은 중국의 한왕조에서 유래되었으나 근대의 한의학은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 한국과 일본에 의하여 주도되게 되었다. 1950년대 중국이 공산화되며 공식적으로 한의학은 대륙에서 탄압받게 되었고 이는 덩사오핑이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오는 1980년까지 지속되게 된다. 한편 그러한 국가차원의 탄압이 없었던 한국과 일본에서는 한의학은 융성하게 되나, 그 양상에서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기본적으로 무사와 검의 나라인 일본의 경우 인간에게 외상을 입히는 것에 관대하였고 침 류는 이미 센코쿠시대에 닌자와 게이샤의 무기로 활용된바 있다. 덕분에 일본 한의학은 침술 위주로 발전하게 되었고 말년의 미야모토 무사시도 침술에 심취하였음이 널리 전승되며, 메이지유신 시기의 유신지사 중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 利通)같은 개혁파 역시 침술에는 관대하였다 한다. 한편 조선의 경우 부모가 물려준 신체에 위해를 기하는것이 유교적으로 금기시되었고 동의보감의 영향으로 인하여 침술보다는 한방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는 양방의 내과와 외과의 발전과 같아 흥미로운 면이 있다. 장영실의 자격루도 최초에는 한방 약재를 달이는 용도였다고 하니 조선에서의 한방의학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의외로 한의학은 서구에서 한때 유행이 되기도 했는데, 17세기 우키요에의 모작등이 유행했던 프랑스 등지에서 일본 문화가 유행했고 그와 함께 침술도 일부 유입된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해부학 연구의 발전에 일본의 침술이 상당부분 영향을 준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베살리우스의 해부학 실습 관련 그림 및 문헌에는 일본식 침에 대한 묘사가 남아있다. '가느다란 생선 뼈나 납으로 만들어지며, 길이는 7 인치 정도이다. 보통 청어의 뼈로 만들어진다' 침술은 대중화되지 못하였으나 일부 지식인, 예술가 등 일본문화에 심취한 계층 사이에서 당대의 대안의학으로 유행하였으며 귀를 잘랐던 빈센트 반 고흐도 바세린을 바른 뒤 일본식 침을 맞아 치료를 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한국사회에서 양방의학과 한방의학의 대립은 첨예하다. 하지만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음양론처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좌우를 가리지않고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 끗 -
실리카 겔 (160205)
실리카 겔을 먹어보면 어떨까? 그게 무슨소리야? 그 있잖아. 방부제같은거.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돼있는데 먹지 말라고 돼있단말이지. 'Do not eat this' 이런식으로. 이상하지않아? 먹어도 해는 없는데 먹지는 말라니. 별게 다 이상하네 ㅋㅋ 그러면서도 내심 성빈은 생각해보니 이상하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수는 말을 이었다. 그냥 나는 내가 해서 죽거나.. 뭐 감방에 가는게 아니라면 다 해보고 싶다 ㅋㅋ 크크 웃으면서 준수가 말했다 병신 ㅋㅋ 크크 웃으면서 성빈은 응수했다 그리고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김 안에 있는 실리카 겔을 뜯은다음 그 투명안 알맹이를 한알이였나, 두알정도 먹어봤던것 같다. 물론 죽거나 하지는 않았다. 복어알을 먹어도 그렇게 찔끔찔끔 먹어서는 죽지 않았을것이다. 해서는 안된다는 것들중에는 그냥 해봐도 되는 일도 있구나 생각보다 별것없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 --- 준수의 상에 다녀오는 길에 성빈은 문득 그때의 기억이 났다. 중학교 2학년쯤 되었을때 같은데, 유독 다른 기억보다 그때생각이 많이 났다. 실리카 겔을 먹어서는 죽지 않았지만, 술을 마시고는 죽을수도 있었다. 준수는 다니던 회사의 부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술김에 무단횡단을 하다가 준수를 발견 못한 운전자가 준수를 치었던 것이었다. 응급차가 10분뒤 준수를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도착 전에 이미 준수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연락을 받은 부인과 가족이 속속 병원으로 도착하고, 오열하는 시간을 지나 장례라는 현실앞에서 부인은 주위에 남편의 죽음을 알리기 시작했다. 회사에 먼저 알리고, 평소 친했던 남편의 지인에게도 알려야 했다. 남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올렸다. 성빈은 사실 대학 입학즈음 이후로는 준수와 연락이 끊겼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성빈에게는 준수의 비보가 전해졌다. 또 어찌된 영문인지 연락은 14년 넘게 하지 않았고 심지어 결혼사실도 모르고 있었는데도 준수의 번호를 성빈은 가지고 있었다. 예전 그대로의 번호이기도 하고, 연락이 안된다고 해서 뭔가 지우지는 않았던 것이다. 꼭 오늘같은 날을 대비한 느낌도 들었다. -- 처음 연락이 왔을때는 얼떨떨했다. 오랫만에 연락이 온 옛친구의 번호로, 옛친구의 있는지도 모르는 마누라가 연락을 했고, 그 내용은 친구의 죽음이었다. 슬프다거나 하기 이전에 너무 많은 사실들이 한꺼번에 업데이트가 되었다. 한편으로 중학교때의 친구들은 준수가 아니더라도 데면데면해지거나, 연락이 끊긴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흔히 대학을 가고, 나이먹으면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직장에 가기 전까지는 오히려 자아가 형성된 이후, 대학 이후의 친구가 더 잘맞는다고 성빈은 느꼈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변하고, 중학교때의 성장속도와 20대 이후의 성장속도는 다르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대부분의 '옛날' 친구들은 서로의 차이를 확인했고, 조금 조금씩 만남을 줄이게 되었다. 대부분이 경조사에도 연락을 안하게 된 것도 당연했다. 몇명은 결혼한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축하한다고 말하고 양해를 구해 축의금만 전달했다. 청첩장은 주소를 찍어주면 우편으로 보내주거나, 모바일 청첩장으로 바로 확인하고는 했다. 가볼까도 싶었지만 주말에 정장을 입는것도 내키지 않고, 가봤자 아는 사람이 많이 없을것 같아 가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혼 전에도 잘 보지않았던 친구를 결혼식에 간다고 결혼후에 보게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누군가는 인맥관리 차원에서 경조사는 챙겨야 한다.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라고 말했지만 성빈은 그렇게까지 주변머리가 좋달까, 마음의 여유와 자원이 넘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왠지 준수의 장례식장에는 오게 되었다. 실리카 겔 때문인가. 성빈은 생각했다. -- 성모병원의 빈소에 도착하니 밤 9시가 조금 덜되었다. 찾아가서 배례를 하려하니 가족중에 준수의 어머님이 성빈을 알아보았다. 나에게 연락을 준 준수의 아내도 처음 보게되었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니요 와주셔서 제가 감사드려요 의 일련의 과정이 끝나고 홀로 어색하게 자리에 앉아 육개장과 반찬을 대접받았다. 혼자 왔는데도 4명은 앉을수 있는 식탁에 반찬이 꽉차서 조금 낭비라고 생각이 들었다. 육개장만 먹고 간다고 말했는데도 준수의 아내는 그러실 필요 없다며 반찬을 가져왔다. 거의 손을 대지 않고 냅두었더니 다시 수거해서 가져갔다. 육개장을 먹으면서 생각했는데, 딱히 준수와 실리카겔 이외의 추억이 없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데면데면하게 멀어진 친구들에 비해 준수가 더 깊은 사이였던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장례식장에서 한다는것이 불경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머릿속 생각을 사람들이 알지못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한강을 넘어올때, 문득 걱정이 되어 준수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했다. 제수씨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경황이 없고 고생이 많으시겠지만 중간에 잠도 주무시고요 준수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힘내세요 힘내세요 라는 말은 보내고 나서 조금 후회했다. 퍽도... 퍽도 힘내겠군. 준수의 아내에게 답신은 오지 않았다. -- 답신은 한달 뒤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김준수씨 아내 신희주입니다. 지난번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남편이 예전에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서 연락을 드렸던 건데, 감사해요 성빈은 오전에 업무중에 문자를 받아보았다. 내 얘기를 많이 했었구나.. 기분이 나쁘지않으면서도, 뭔가 준수에게 미안했다. 답장을 나중에 해야지 싶어 폰을 내려두고 업무를 다시 보는데, 휴대폰의 진동이 다시 울렸다. 혹시 언제 저녁한번 하실래요? 남편 유품중에 하나 전해드리고 싶은게 있어서요. 유품이라고..?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주는 저녁 약속도 많이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언제가 편하세요? 곧 다시 진동이 울렸다. 오늘도 시간 되세요? -- 유품을 연관있는 사람에게 전달해준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것 같은데, 준수는 나에게 뭘 준비해줬을까. 사실 준비라고 말하는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죽음을 예견한 것도, 자살한것도 아니고. 하지만 우리는 늘 언제 찾아올지 모를 죽음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것은 아닐까? 내가 죽고 난뒤 내 주위에 벌어질 일들과 나의 사후 평판을 위해서라도 조금씩 준비해야 되는것이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다가, 죽으면 평판이 다 무슨소용인가, 하는 생각으로 성빈은 일단 생각을 마무리했다. -- 준수의 아내는 착한 사람이었다. 업무때문에, 교통체증 때문에 약속시간보다 40분이 늦었는데, 근처 카페에 가서 혼자 성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아니오 괜찮습니다 뭔가 어디서 이런 상황을 본듯한 데자뷔가 스쳤다 날씨가 춥네요. / 그러네요 어제부터 쌀쌀해졌네요. 14년동안 보지도 않은 친구, 하물며 그 친구의 아내와 얘기하려니 고역이다. 하지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것은 예의상 어긋나는것 같아 성빈은 가벼운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장례 치루시는데 고생 많으셨어요. 아 아니요 그때 도와주신 분도 많고 해서 생각보다 잠도 조금씩 자고.. 잘 치뤘어요 남편 회사에서 상조업체 직원들도 보내주더라구요. 아 그래요? 하기사 요새는 상조업체가 워낙 잘해주더라구요. 네. 진짜로요. 사실 몸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마음은 힘들었겠구나... 성빈은 생각했다. 문득 약속시간을 근 한시간 늦게 도착했다는 것이 생각이 난다 아 저녁식사 하셔야 되죠? 나가서 간단히라도 뭣좀 드시죠 시간이 어느덧 8시 30정도가 되어 있었다. 준수의 아내는 시계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네.. 일단 나갈까요? 네. 혹시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성빈의 질문에 준수의 아내는 눈을 잠시 크게 뜨더니 피식 하고 웃었다. 왜웃는거지? 아 무슨 소개팅인줄 알았네요 ㅋㅋ 준수의 아내가 말했다. 아 그런거였나. 먹고싶은거 있냐고 물어보는 배려였는데 뭔가 상황이 우습긴하다는 생각은 했다. 죽은 친구의 아내가 아니었다면 정말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군. 성빈은 생각했다. 어찌됐던 정말로 오랫만에 모르는 여자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으니 뭔가 기묘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처음보는 여자를 고깃집으로 데려갈 생각은 없었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했고, 또 원하는 듯도 해서 따라주었다. 왠지 고기만 먹자니 느끼한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시간도 9시가 다 되어가서 간단히 술을 시키자고 했다. 의외구나, 술 좋아하세요? / 아니요 그냥 고기 먹을때는 가끔 마셔요 그렇구나. 매화수를 시키는 준수의 아내를 보고 서글서글하고 수더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수의 아내, 희주는 보통 말하는 예쁜 타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눈은 작지만 어딘가 참하달까, 단아하달까 하는 느낌이 있었고 반면에 눈동자는 생글생글하고 호기심많은 듯한 느낌이 있었다. 장례식장에서는 한없이 어두웠는데, 역시 여자의 회복은 빠른건가. 뭔가 씁슬함을 성빈은 느꼈다. 아무튼 예쁘진 않지만 피부도 좋고, 뭔가 한국의 착하고 내조 잘할거 같은 와이프의 이미지가 있었다. 귀엽긴 하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성빈은 생각했다. -- 화장실을 잠시 다녀온다고 말하고, 성빈은 나와서 담배를 피고 들어왔다. 들어온 사이 희주는 고깃집의 원형 철제 식탁에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있었다. 아.. 어쩐지 많이 마시는것 같더라니. 괜찮다며 홀짝홀짝 마시더니, 조금 알딸딸해 보이는 과정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많이 드신것 같은데 성빈은 희주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가까이 가니까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끄윽끄윽 거리며 희주는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성빈은 갑작스런 상황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방금전까지 이 여자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고 생각했다. 유품이라거나 죽은 친구 이야기도 일부러 잘 꺼내지 않고, 개인사라던가 어떤 일 하는지, 준수는 어떤식으로 만났는지 정도를 얘기했다. 아... 그게 실수였나? 준수를 어떻게 만났는지는 물어보지 말걸 그랬나. 장례식 당일날 '힘내세요' 라고 문자를 보냈을때와 마찬가지로, 실수를 저질러버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주는 점점 소리를 내며 울기시작했다 술집에 사람이 많아서 다행히 남들이 신경쓰거나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죄책감과 미안함이 성빈을 짓누르고 있었다. 아.. 희주씨 괜찮아요? 괜찮겠냐... 입밖으로 내고서 또 한번 괜한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성빈은 그냥 옆자리에 앉아서 희주가 우는 모습을 지켜 보다가 어깨에 손을 얹어서 위로해주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아니고, 토닥토닥 하는 느낌이어서 좀 적당하지 못한 느낌이었지만 그거 말고는 할수 있는게 없었다. 성빈은 씁슬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준수의 죽음이 미친듯이 슬프지는 않았다. 성빈에게는 이미 옛날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 소중했던 사람들의 가슴에는 돌이킬수 없는 상처가 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잠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여서, 성빈은 술을 혼자 따라 마셨다. 좀 더 덜 맨정신으로 있고 싶어졌다. -- 성빈은 모텔의 어두운 방에서 눈을 떴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 돼있었다는 것은 핑계이고 술김에 이렇게 됐다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한 변명이다 그 고깃집에서 한동안 희주는 울고있었고, 그 옆 앉아 성빈은 혼자 술을 마셨다. 뭔가 술을 마시니 그냥 우는모습을 봐줄수만은 없어서 어깨를 감싸서 희주를 위로해줬는데, 어느샌가 희주가 성빈의 품에 얼굴을 뭍고 울기 시작했다. 성빈은 거부감없이 희주를 안고 우는것을 받아주었다. 둘은 별달리 말은 하지 않았다. 적당한 시간이 지난뒤에 일어나 계산을 하고 이미 새벽이고 내일은 토요일이기도 해서 모텔 숙박을 끊고 들어왔다. 술은 꽤 취했지만 둘다 인사불성은 아니었다. 기억나지만 잘 기억안난다고 둘러댈수 있는 정도 각자의 윤리적인 방어막을 걷어내기엔 충분한 정도의 취기였다 그냥 성빈은 크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여자를 위로해주다 보니 가련한 느낌에 더 위로해주고 싶고 덩달아 자신도 멜랑콜리한 기분이 되어 혼자 있기 싫어졌다. 그냥 두사람은 혼자있기 싫었고 자연스럽게 모든것은 흘러갔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엘레베이터에서 키스를 하고 있었고, 방을 열고 키를 꽂을 즈음엔 블라우스를 벗기고 있었다 성빈은 조금 취해 잘 벗기지 못했지만 시행착오와 희주의 도움끝에 성공했다 침대로 두명은 쓰러져서 서로를 만지고 핥았다 술 마시면서 있었던 감정의 격한 변화가 그들로 하여금 더 감정적인 사람이 되게 한것처럼 성빈과 희주는 서로를 탐닉했다 조용했던 희주는 술기운이 있어서인지 소리를 크게 냈다 -- 동이 트기 직전쯤에 성빈은 일어나 멍하니 모텔 천장을 응시했다. 술기운이 여전히 경미하게 남아서 머리를 멍하게 한다 지금 상황에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4년만에 죽은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 연락은 그의 아내가 한 것이었고, 그 내용은 친구의 죽음이었다. 1달정도 뒤에 유품을 준다기에 만났는데 감정이 격해진 여자를 위로해주다가 자신도 술을 많이 마셨고, 술김에 죽은 친구의 아내와 몸을 섞게 되었다. 어디 영화에서 본것 같은데... 어떤 영화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성빈은 지금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팩트를 먼저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희주는 성빈 옆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었다 팔베개를 하고 잠들어있으니 꼭 애인같은 느낌이다 성빈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문득 유품이 생각났다. 그래, 원래는 이 여자 나한테 유품을 주기로 했는데 그 유품은 무엇이었을까? 침대 건너편 의자에 희주의 핸드백이 열려있었다 성빈은 손을 뻗어서 살펴볼까 하다가 손이 닿지 않아서 포기했다 일어나려면 희주에게 해준 팔베개를 빼야 하는데, 별로 그러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다. 뭐.. 별것 아니겠지. 끽해야 예전의 사진이라거나, 빌려간뒤 돌려주지 않았던 책이라거나 할 것이다. 나한테 뜬금없이 10억을 증여한다거나 하는것도 아닐테니. 큰 일이란 없다. 희주는 깨어날 기색이 없었다 어제 술을 마실때보다는 훨씬 편안한 표정이어서 성빈은 안심이 되었다 한편으로 술이 깨오면서 점점 이 상황 자체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죽은 친구의 아내와 자버렸다... 해서는 안될 일인데. 심지어 친구는 죽은지 1달밖에 안되었다. 그러나 술김이라도 인사불성이 아닌이상 마음이 전혀 없으면 남녀간에 이런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어제 카페에서 만났을때부터 여자로서 희주는 괜찮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여러 생각이 뒤엉키는 도중에, 문득 성빈은 실리카겔 생각이 난다. 그래.. 실리카겔이 이런거였냐. 권장되지 않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사실 한다고 해서 죽거나 하진 않는다. 하고싶으면 하고, 할수 있는것은 살아있는 내내 해보고 싶은 욕심과 호기심 중학교때 준수와 실리카겔을 먹어봤을때처럼 성빈은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듯, 금기라고 여겨지지만 별것 아닌것들의 바운더리 하나를 넘겼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준수와는 별개로 남녀간의 관계와 만남이 이런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니까 나만 딱히 나쁜것은 아니다. 모텔의 창살 사이로 서서히 빛이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성빈은 생각이 정리되었다. 으응.. 소리를 내며 아침의 빛을 느낀 희주가 꿈틀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깼어요? 아.. 네 지금 몇시에요? 지금.. 한 7시 50분 정도 아직 아침이네.. 출근안하죠? 네 오늘 토요일인데요 뭐. 그렇구나.. 그럼 나 더 잘래요 그렇게 말하고 희주는 다시 성빈의 팔을 베고 파고들었다 다시 희주의 움직임이 적어지고 새근새근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다시 잘까... 갑자기 성빈에게 노곤함이 몰려왔다 어차피 주말이고, 시간은 많다. 다음일은 그때 돼서 생각하자. 성빈은 눈을 감고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은은한 아침 햇살이 침대밖으로 삐져나온 두사람의 발을 비추고 있었다.
워킹 홀리데이 (160204)
워킹이나 가볼까..
동수는 생각했다. 최근 회사일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갓 입사를 했던 2년전만 해도 나를 불러주는 회사가 있는게 어디냐는 생각이었다.
지금의 회사에 다니기 위해서 5번의 면접과 셀수도 없는 서류를 탈락했었기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겸허히, 또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동수에겐 되어 있었다.
그렇게 입사한 회사란 곳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는 돈이라고는 용돈과 몰래 학교다닐적에 과외 등등으로 모아둔 100만원 남짓의 비상금이 전부였다.
입사하고 첫달에 수습사원으로 전체 봉급의 70%인지 80%인지를 받았는데도 비상금 통장의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직딩이 되면 잃는게 많다고들 얘기했는데, 일단 돈생기니 쓰는 재미가 있었다.
첫달부터 거의 4달정도는 남김없이 월급을 썼다.
맛있는것을 먹고, 맛있는걸 사주고, 술을 먹고, 술을 사주고, 학생때는 못했던 유흥업소도 가봤다.
불안할 것도 없었고, 마냥 재미있었다.
할만한데? 동수는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일까? 2년의 시간동안 무엇이 바뀐 것일까
이번주 내내 동수는 틈만나면 생각해보려 했지만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은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아침에 출근하면 팀장의 눈치를 살피며 인사를 한다. 자리에 바로 앉을때도 있고, 팀장이 자리에 가려는 동수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김주임, 어제 그 강북대리점 건 말이야...’로 시작해서 금방 끝낼듯 하더니 길게 길게 팀장의 말은 이어진다.
또 시작이군 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실 이미 익숙해져서 동수는 제법 진지하게 업무지시를 듣는다. 물론 100% 업무지시만 있는것은 아니고,
중간에는 짜증도 있었고 자기자랑도 있어서 마치 인생의 희노애락이 뒤섞인 느낌을 주었다. 결과적으로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을 1대1로 듣는 느낌이었다.
짧으면 2분, 길면 10분정도 지나 이야기가 끝나면 자리에 앉는다.
동수는 집중력이 약하다. 업무를 열심히 할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누가 시키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급한 일이 아니라면 미루기는 예사였다.
어느 순간부터 같은 팀의 팀원들이 불편을 느낀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뭔가 열심히 혹은 잘 할수가 없었다.
동수는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속옷이나 양말이 맞지않는거라면 그냥 입고 다니겠지만, 정말 안어울리는 겉옷을 입은 느낌.
양배추... 양배추다.
옷잘입는 개그맨으로 유명한 양배추 생각이 났다. 나와 이 회사의 관계는 양배추와 양배추가 입는 꽉끼는 옷같은거다.
옷같다.. 뭔가 발음을 세게 하면 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킹이나 가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것은, 어딘가 들은바가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 동료인 성현은 늘 이런 회사 2년만 다니고 나간다, 대출을 받아서 새 원룸을 사고 임대를 놔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사실 동수와 겹치는 부분은 많이 없었지만, 착하고 솔직한 그를 동수는 좋게 생각했다. 자기에게는 없는 어떤 밝음과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성현의 낙관적이고 회사와는 친하지 않은 계획중에는 워킹홀리데이가 있었다.
회사 업무시간에도 틈틈히 자기 할 일(물론 회사의 업무라는 의미가 아니다)을 하는 성현은 인터넷으로 워킹홀리데이를 찾아보고는 했다.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결혼하고 가겠다는 둥, 아직 나이제한이 아니라는 둥.
맞장구를 쳤지만 동수는 내심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주워담지 못할 말을 하고 그런 말을 자꾸 하다가는 회사에서도 도태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성현의 아이디어가 불현듯 동수의 머리속에서 떠올랐고, 떠나지 않은 채 오후가 지나가고 있었다.
동수는 워킹홀리데이를 퇴근하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팀장이 30분뒤 부를때까지 멍하니 일을 하는척만 하며 공상에 빠져있었다.
해외체류의 경험은 이미 있었다.
대학시절, 처음에는 일본에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전공이 마이너한 학과이어서 점수기준을 통과하고도 갈만한 대학이 없었다.
경영학과라든가 경제학과는 갈수있는 곳이 많았지만, 일본어를 공부한 동수는 일본쪽 대학으로 교환을 가기는 힘들었다. 가더라도 본인이 싫어하는 전공을 일본어로 들어야 한다. 동수는 일본 교환학생을 단념했다.
그다음은 캐나다였다. 준비하던 국가고시를 때려치고, 동수는 빠른 태세전환을 해서 취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취업에 필수라는 영어, 사실 나름대로 영어에 센스가 있었고 영미권의 문화(영화, 음악, 세계관을 모두 포함한)에 관심이 많다고 자부했기에, 더욱더 영미권을 체험해 보고 싶었다. 동수는 부모님을 설득해 캐나다 어학연수를 떠났다.
가서 영어가 많이 늘지는 않았다. 서바이벌 잉글리시는 늘었지만, 임기응변에 가까웠다.
동수는 그보다는 원래 공부했던 일본어로 일본인 친구들의 호감을 쉽게 살 수 있었고, 한국에서와는 달리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밝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했다.
어쩌면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을 때일지도 모른다. 늘 새 친구가 학원에 있었고, 번호를 교환하고 친해지기 쉬웠고, 술을 많이 마셨다.
여자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술게임도 간간히 했다. 6개월 뒤, 동수는 일상으로 돌아왔고 사람들에게 영어공부는 어학연수(혹은 교환 가기전에) 미리 하고 가는것이지, 가서 공부하는게 아니라고 얘기했다.
이쯤보면 알겠지만, 동수의 반년간의 해외체류는 썩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물론 행복했고, 즐거웠고, 둘도 없는 경험들이었지만, 말그대로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영어가 빼어날 정도로 성장하고, 한국에서는 전혀 못해볼 경험을 했지만, 동수는 한국에서 못 놀았던 한을 그냥 풀었을 뿐이었다. 나쁠수가 없었다.
그런 동수가 지금 다시금 해외체류의 꿈을 꾸고있는 것이었다.
퇴근버스를 타고 오면서 동수는 폰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검색했다.
일단 나이에 있어서는 아직 2살정도 여유가 있다. 턱걸이지만 가능은 하구나... 하면서도 뭔가 썩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대학시절 교내의 해외 유학생들을 안내해주는, 보통은 신입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봉사활동에 지원했다가 60대의 일본인 유학생 할아버지를 맡았던 기억이 나서 께름칙했다.
지원자들 중에 나이가 가장 많아서, 동수에게 남들이 꺼리는 나이많은 유학생 분을 매칭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분은 핸드폰도 없어서 이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동수는 연락하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좋은점이 없었다.
같은 일이라도 재미있지만 나이먹고 하면 뭔가 모를 초조함이 남는다.
언젠가는 이 모든게 끝날것이고, 어떤 터닝포인트 (예를들면 결혼이나 출산같은) 를 지나면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할거라는 걱정이 잔상처럼 남는다.
그리고 토요일에 밤새워 놀면 일요일 잠들때까지 초조해진다.
영원한 쳇바퀴이고 이 쳇바퀴를 벗어나면 나는 돈을 벌 능력이 없다.
선택지가 없다. 가족들에게도 민폐이다. 나 스스로도 평생 결혼도 못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
지금 버는 돈이라도 꾸준히 버는게 실질적인 해답이지 대안도 없이 회사를 떠날 수 없다. 동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선지 워킹홀리데이는 더욱 달콤한 옵션으로 느껴졌다.
단순히 회사를 떠나는것으로 끝나지않고, 한국을 떠나 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 수 있다, 그것만으로 감격적이었다.
왜냐하면... 정신을 차려보니 동수의 인생은 너무 많은것들이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 들어오고 몇년이 지나, 완전히 다른 일을 찾아 가기는 쉽지 않고, 나이많은 신입은 선호되지 않는다.
가족들도 취업하고 나이가 들면서 남들이 가는 뻔한 길로서 동수에게 결혼을 하라, 혹은 결혼하면 다 끝이니 천천히 하라는 식으로 각각 조언을 주었지만 결국 전제되는것은 결혼과 육아였다.
언제가 되었든, 늦던 빠르던 꼭 가야하는 길들이 동수에게는 너무 많았다.
동수가 너무 예민한 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회사에서의 의무 사이에서 동수는 틈만나면 집중력을 잃고 현실 바깥의 세계로 도피했던 것이었다.
문득 지난 여름의 이탈리아 휴가가 생각이 난다... 꿈같았었지만 반년도 못되어 현실에 동수는 다시 찌들게 되었다.
밤만되면 초조함에 잠들지 못했다. 잠들면 다음날이 금방 시작될 것이기에.
시간이 무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지만 야속하게도 아침은 늘 금방 찾아왔다.
그 지점에서 깨달았다. 완전히 이 체제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회사원이라는 틀 하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거기에 대한 해답은 늘 찾다가, 꿈속에서 찾았다가, 다시 잊혀지고 현실로 돌아오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퇴근하고 탄 143번 버스안에서 동수는 내내 핸드폰을 주시했다.
몇몇 웹페이지를 캡쳐하기도 하고, 링크를 복사해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만약 워킹홀리데이를 가게 된다면 적어도 반년이상은 지나야 하지 않을까?
지난 어학연수처럼 실패하고 싶지는 않으니, 어느 나라를 가든, 영어를 좀 더 잘 해서 가고싶다. 동수는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윽고 버스는 혜화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그리 멀지않은 자취방에 도착해서, 허물을 벗듯이 훌훌 정장을 대충 던진 동수는 침대에 잠시 누웠다.
답답하다...
오는 내내, 그리고 회사에서 오후 내내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심 현실도피이고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스스로도 하고 있었던것 같았다.
꼭 가야겠다 다짐하면서도 스스로를 그다지 믿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미 많은 시간들을 결심과 포기, 혹은 망각과 게으름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일단 동수는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하기로 하였다. 이미 하루에 많은 시간들을 생각으로 보냈고, 범람하는 생각사이에서 동수는 그냥 쉬고싶었다.
힘들구나.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단순하고 명료했지만 방안의 동수는 혼자였다.
오늘 저녁은 약속도 없고 따로 단체 카톡방도 조용하다. 왠지 혼자있고 싶지 않았지만 도리가 없었다.
동수는 불을 킨채로 누워 눈을 감았다. 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 잠이 들었고, 12시 근처에 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잠이 다시 들면, 그 다음날이 찾아올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동수는 다시 꿈속으로 달콤한 도피를 했다.
K-POP dolls, boys and some strangers (2016)
가끔은 고양이와 춤을 춥시다
생각이 너무 많은것이 나를 망친다... 그 시간에 뭔가라도 일단 했다면 많은것이 변하지 않았을까? 최근, 최근이라기에는 좀 긴 기간동안 나는 망설이고 있다.. 자신감 하락과 피드백없음에 마음을 닫고 세상에 나를 보여주지도, 평가받지도 않고 있다.. 그러면서 사실상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화를 원한다면, 일단 세상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
Mega Corp - Cosmic Fantasies
Kid Koala’s Studio
Wow
Great music on great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