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혹은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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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혹은 h
자려고 누웠다가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나는 너와의 기억을 지지고 있다
이미 불이 꺼진 팬에 누름쇠로 꾹꾹 누른다
밥이 누룽지가 되게 누르듯이
우리의 기억이 바삭바삭해지게 누른다
그 기억을 뜯어 오래 씹어먹는다
결국 혀에 탄 맛만 남겠지만
오독오독 씹어 먹는 중이다
지나간 인연들에게 특별히 할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진심을 이야기 해주고싶었나요
이제는 다 사라졌습니다
굳이 지금와서 해야한다면 나 진짜 진짜 진짜 너 사랑했다
지겹구나아아ㅏ아ㅏ아~~~~~~~
위험해지고 싶을 때는 눈을 감고 걸어
대신 잠시여야해
우리는 정말 최고와 최악을 같이 했네
잘 어울리네 축하해
꿈을 꿨다
G에게 다시 만나자고 울며 거의 비는 꿈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둘인게 더 근사하지 않냐-며 우리는 둘이여야만 한다고 생떼를 썼다
집에도 찾아간 것 같다
내가 우니까 G도 따라 울었다 그러고는 나란히 앉아 함께 라면을 끓여먹었던 것 같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G의 우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눈 앞에 있어서 나는 거의 사실이라고 믿을 뻔 했다
일어나서 또 웃지 않는 얼굴이 되었다
그 채로 과거의 유령을 더듬거린다 어쩌면 실체도 없는 것을 말이다
후회는 꿈 정도에서만 하면 충분하다 미친 사람처럼 구는 것도 그거면 충분하다
꿈에서의 나는 결국 그 집에 찾아가서 솔직한 말을 다 한 것 같아 다행이다 그걸로 위안이 되는 건 정말이지 웃기는 일이다
이런 파동의 꿈이라면 그의 꿈까지 밀려가면 좋으련만, 나는 그가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사실 우리는, 둘이라고 대단하게 근사하지도 않았고 G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앞에서 울지 않았을 것이다
G는 아마 나를 좋아했지만 대단하게 사랑하지는 않았을테고, 어떤 대단한 후회가 추후 몰려온다고 해도 아마 나는 모르게 할 것이다
내일 모레는 G의 생일이다
그 때문에 그의 생각을 너무 많이 한 탓일거다
그러니 우리가 다시 만나서 부둥켜 안고 우는 그런 꿈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아주 많이 자고 싶다
2026-06-04
오후 3:32
오늘 한 번도 안 웃었어.
잘못먹은 것도 없는데 알러지가 잔뜩 올라왔어.
얼마 전에 방어기제 검사를 했는데 나는 해리가 아주 높대.
알고 있었어서 놀라진 않았어.
이제야 얼굴들을 떠올려.
작년 이맘때쯤에 함께 했던 얼굴을 떠올리다가 자연스럽게 그 다음 얼굴도 떠올리지.
다음으로 가야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나는 아마 계속 알고 싶어 했던 것 같아.
나 스스로는 너무 약하다고 생각해서 관계 속에서 나의 의미를 찾고 확인받는 데 혈안이었을 수도.
없다가 있으면 얼마나 소중한지까지는 잘 몰라도, 있다가 없으면 알게 된다는 건 남은 사람이나, 떠나기로 한 사람이나 모두 마찬가지일 거야.
이제는 그냥 나 스스로를 이 정도로 인정하기로 했어.
딱히 강하지도, 대단하게 약하지도 않고 가끔 고꾸라지는 일이 있은 후에는 대단하게 다시 서 있지 못한대도, 뭐 그 자리에 엎어져 있지는 않으니까.
아마 너나 나나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든, 만났을 거야.
우리는 영리하게도 부단히 늘 덜 상처받으려고 노력했으니까, 이 다음은 더 괜찮은 걸 하게 될 거야.
잊고 있던 얼굴을 떠올려.
너도 그렇다면 좋겠다.
사실 모든 걸 기억하고 있어.
내일은 새 기억이 떠올라 한 번은 웃었으면 좋겠다.
너랑 헤어지고 카톡 다 읽어봤다 내가 그 얘기 했던가
너 사진을 이제서야 제대로 봐
구루프에 머리카락도 빼서 주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거야
꼭 잘 지내
혼자 산책하니 좋더라 같이 와보고 싶었는데 한 번을 못왔네
너무한 것들은 젊어서 다 해봐서 다행이다
너무 사랑하던지 너무 이별이 잦았던지 너무했던지 너무 울었던지 너무 혼자였던지 너무 함께였던지 너무 마셨던지 너무 아팠던지 뭐 많다 뒤에 뭘 갖다붙여도 다 해봤던 짓이다
그렇게 과격한 건 그 때 다 해봐서 다행이다 더 큰 일이 닥쳐올 것은 이제 두렵지 않다 그만큼의 너무는 돌아오지 않을테니까
젊어서 다 해봐서 다행이다 한 톨이라도 힘이 더 있을 때 다 해봐서 다행이다
꿈을 너무 많이 꾼다 네가 보고싶지는 않다 이것은 더 막연한 그리움이다 아마 나는 우리가 그리운 것 같다
출근길에 너 생각하다가 지하철 놓칠 뻔 했다
자꾸 꿈에 너가 나온다
아침에 일어나면 뭐가 진짜인지 헷갈려서 출근길이 꿈 같을 때도 있다
이맘때처럼 출근이 필요했던 때가 또 언제 있었나싶다 이걸 해내야한다 여기가 현실이다
니 사진을 계속 들여다봐야지만 지금이 진짜인 걸 안다 이렇게 언제까지 버틸란지 모르겠다 니가 나를 책임져라
디시 엎어지고 싶다 그것도 아니면 당장이라도 사랑하고 싶다 나는 이제는 도저히 더 이상 혼자서 나를 긍정할 수 없음을 알았다
당장은 이러나 저러나 힘이 없어서 엎어져있겠지
온 인생에 걸쳐 구려지는 것만 같다 뭘 그렇게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딱히 보고싶은 사람도 없다 혼자서 말에 질식하지 않을 정도로만 쓰고 조용히 있고싶다
수명아 난 있잖아 걔랑도 가족이 되고 싶었고 쟤랑도 가족이 싶었을걸
수명아 나는 아마 내 과거가 그저 잘 버텨낸, 그냥 대견한 한 사람으로서 긍정되며, 그 치졸하고 엉망진창인 것들이 그저 과거로만, 혹은 서사로만 여겨지고 그리하여 하나의 나라는 존재만, 내가 앞으로 기억하고 싶은 나라는 사람만이 남길 바랐던 것 같아
좋은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안좋은 것만 열심히 씹고 삼키고 소화시켜서 똥으로 만드는 것 같다
싸지도 못하고 그냥 쌓아만 둔다 그러다 낯이 노래져서 죽을 날만 기다릴거다
오늘은 스무마디도 안했다 한 번도 웃지 않았다
너도 내가 사랑할 때나 특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