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uebing Du
Sweet Seals For You, Al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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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Dorothy Gale from Kansas"
NASA
hello vonnie

if i look back, i am lost

Love Begins
EXPECTATIONS

shark vs the universe

Andulka
The Bowery Presents
taylor price

❣ Chile in a Photography ❣

roma★

PR's Tumblrd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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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bird
Cookie Run:Kingdom Official!

Game Changer & Make Some N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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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0tmesseveryday
아보카도는 덜 익어서 다음 기회에
더티차이 보리된장 그리고 앙버터 앙!
Small things we should cherish more in life:
Staring at the moon from your balcony.
Waking up to the sound of the rain.
Small achievements/success in your life.
Sleeping in a cozy or comfortable bed.
Walking barefoot on grass.
The first sip of coffee/tea/juice in the morning.
Different colors of sky.
Finishing a good book.
Counting stars with the person you love.
Sharing fruits with your friends/family.
우리가 세계에 기입될 때
지난겨울 동안 추위에 오들오들 떨던 것이 무색하게
따뜻하고 다채로웠던 3월 물오름달
25 candles,
Celebrating me with fav things
그가 집에서 나서자마자 제도용 테이블에 앉아서 하루 종일 바쁘게 작업을 했고, 일부러 그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회피하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여느 때와 거의 마찬가지로 가족들의 일상사에 신경을 쓰는 듯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슬픔을 줄일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것이 불필요하게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으며, 덕분에 어머니와 동생들은 그녀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 말고
바다에 사는 자라가 되겠다고,
장난스럽게 던진 추억 이야기에 그때가 아련해서 아프다는 너의 말에 너와의 이야기들을 다시 꺼내보았다
우린 한창 어렸고 수많은 생각들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무뚝뚝하기만 한 너에게서 이따금 진심이 느껴질 때면
그게 좋아서 매일 종종 따라다녔던 것 같다
너는 모든 것에 거침없던 내가 망설이게 하는 그런 사람이었고 너를 만나게 된다면 또다시 나는 망설이겠지
“Signs That Say What You Want Them to Say and Not Signs That Say What Someone Else Wants You to Say” (1992-1993)
Gillian Wearing
인생은 서서히, 잔잔하게 꼬입니다.
12년 동안 교실에 모여있던 친구들이 졸업을 하고 스무 살이 되면 이제 저마다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이때 명확한 목표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이 시기에 이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미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스무 살부터 그 우물 하나만 열심히 파는 건 매우 드문 케이스예요.
보통 20대에는 이런저런 방황을 합니다. 당연히 헤맬 수 있죠. 그런데 이때 뭐가 문제가 되냐? 이 헤매는 과정을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문제가 됩니다. 여기부터 문제가 시작이 되는 거예요. 어떤 공부든 분야든 직업이든 도중에 포기할 수 있는데, 진지하게 열심히 해보고 그만두는 것과 대충 하다가 그만두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우선 진짜 열심히 하는 데까지 해야 미련 없이 털고 돌아설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또 어설프게 건드려보는 일이 없어요. 그리고 열심히 해놓고 좌절하면 어떤 분야든 만만한 게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쏟은 노력이 아깝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음 분야를 선택할 때 더 신중하게 고르고, 선택하면 절실하게 매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 대충 하면 어떻게 되냐? 별로 애를 안 썼기 때문에 계속 하는 척 하면서 버티기도 쉽고 그걸 그만두기도 쉬워요. 그리고 그만두면 다음 분야도 별생각 없이 고르기가 쉽습니다. 공무원 준비나 한 번 해볼까. 커피나 한 번 배워볼까.
당연한 말인데 어떤 분야든 제대로 파면 다 빡셉니다. 그런데 이들은 나랑 잘 안 맞는 분야여서 여태 잘 안됐다고 생각하고, 잘 맞는 분야를 그저 발견하기만 하면 지금처럼 설렁설렁해도 잘 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마치 자존감 낮고 애정결핍 심한 사람이 연애만 했다 하면 다 엉망으로 끝나는데, 전 애인들을 몽땅 똥차 취급하면서 아무튼 다음 애인만 잘 만나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심리와 비슷하죠.
여담인데, 이 시점에서 집안 형편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당장 싫어도 자리 잡고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무의미한 존버나 방황이 지속 가능한 것이죠. 대충 하면서 존버하는 이들은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 정도로 대충 하면 사실 진짜 기회가 와도 못 잡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계속 천직 타령하면서 이것저것 쉽게 건드리는 이들은 경험주의라는 말을 신봉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열심히 안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분야에 대한 내공도 삶에 대한 경험치도 늘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한 가지, 나이만큼은 성실하게 쌓이죠.
20대를 보내며 이 과정은 서서히 문제를 키울 겁니다. 인생이 막 한 번에 쫄딱 망하고 그런 경우는 잘 없어요. 인생은 보통 서서히, 잔잔하게 꼬입니다. 제대로 된 노력 없이 살면서 그냥 어떻게든 잘 될 거라는 기대를 하며, 20대가 그렇게 서서히 지나가죠.
자 이제 20대 후반을 지나 서른을 넘겼습니다. 이때가 되면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습니다. 그게 막 대단히 큰 성과를 내고 그런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사회인으로서 기초, 기반을 마련한다는 거죠. 좀 뒤쳐져 보이던 친구들도 이제 나름대로 사람 구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 비해 취향도 없고 꿈도 없어 보이던 친구들이 이제 취업해서 돈도 벌고 차도 사고 독립도 하는 걸 보면서, 20대를 뭐 하는 척 하면서 설렁설렁 살았던 낭만파들은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웃기게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겠다며 큰소리치던 이들이, 이제는 점점 남들이 괜찮다고 하는 일, 좀 더 정확히는 쉽고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 법한 일에 눈을 돌립니다. 왜 그럴까요? 정직하게 노력해서 성장한 친구들을 따라잡고는 싶은데, 그만큼 노력하기는 싫은 겁니다. 그래서 인생 한방 타령하면서 한탕주의에 빠지게 되는 거죠. 갑자기 요즘 핫한 아이템이라면서 잘 알아보지도 않고 대출받아 장사를 한다던가, 반응이 없으면 금방 때려칠 유튜브를 시작한다던가, 아는 사람 말만 믿고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주식에 손을 댄다던가, 그러다 더 가면 토토, 코인, 이런 친구들에게 인생을 배팅하는 경우도 생기죠.
연구도 안 하고 대충 성급하게 하는 그런 선택으로 인생이 풀릴까요? 남들이 바보라서 열심히 사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잘 될 수도 있긴 한데, 이제는 그걸 잘 된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운칠기삼이다 하면서 그런 일말의 가능성을 믿게 되면, 이제 진짜로 헤어 나올 수 없는 동굴, 끝없는 희망고문이 시작되는 거죠.
제대로 성장하려면 어느 분야건 기초부터 하나씩 배우고 차근차근 올라가야 됩니다. 그러려면 이제 자존심을 버려야 하는데 이 시점에서는 그게 진짜 어렵습니다. 현재 입지가 뒤처진다고 느끼면 자존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남들이 그랬듯이 막내부터 올라와야 되는데, 사람 심리가 그래요. 이제 존심밖에 남은 게 없기 때문에 그걸 못 버립니다. 내가 지금까지 헛물켜고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그래서 어디 어렵게 일자리 구해도 출근했다가 어린 선배한테 지적받으면 그게 열받고 쪽팔려서 금방 때려치우고, 이건 나랑 안 맞는 일이라며 또 20대 내내 했던 그 핑계를 댑니다. 계속 자리 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자리를 못 잡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젊은 꼰대가 되기도 쉽습니다. 꼰대질은 사실 유능한 사람보다 무능한 사람들에게 더 달콤한 재미를 줍니다. 동생들 만나면 평소에 눌려있던 자아가 팽창되면서 허접한 경험담 이야기하고 인생 설교하는데, 술값은 낼 능력이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 사람이 정말 계속 끝없이 못나질 수가 있다는 거예요.
이런 케이스 은근히 많습니다. 20대를 진지하게 사용하지 않아서 30대에 인생이 꼬인 케이스. 30대가 된다고 해서 당연히 돈을 잘 벌고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충분히 젊고 목표가 있다면 더 꿈을 꿀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 위에서 이상을 그려야 합니다. 열심히 해보고 아닌 것 같으면 접을 용기도 필요합니다. 대충 하는 척하면서 삶을 낭비하는 건 곤란하겠죠.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마냥 편하고 좋지만은 않다는 걸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사실 앞서 말한 타입의 사람들은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현실주의자도 아니예요. 그냥 되는대로 살다가 인생이 꼬인 사람들이죠. 여유도 좋고, 힐링도 좋은데요. 오늘은 제대로 잘 사는 거 절대 쉽지 않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양해민
당신에게
아침에 장대비 내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습니다. 누가 창문에다 도토리 수천 알을 쏟아붓는 것처럼 요란한 소리가 들렸거든요.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침대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우려했던 것처럼 난 이파리가 거센 빗줄기에 맞아 휘청대고 있었지요. 마룻바닥에 난을 내려놓으니 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을 닦아내며, 숨을 고르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고맙다는 인사 같은 건 없지요. 그냥 나 혼자 저를 어여삐 여기며 꿈결인가, 하며 바라보았어요.
장마예요. 길고 지루한.
어릴 땐 습하고 눅눅한 기운 때문에 장마가 싫었는데 요새는 퍽 좋아합니다. 장마 때 혼자 집에 가만히 앉아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은둔자가 된 것같이 느껴지거든요.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비로소 숨을 만한 곳을 겨우 찾은 은둔자의 긴장 섞인 안도감, 이어 느껴지는 조금의 지루함과 피로.
이런 기분 재미있잖아요?
새우처럼 등을 말고 누워 당신을 생각합니다. 사실, 편지를 시작하기가 힘들었어요. 예전의 당신과 내 모습을 회상해보다 왠지 치아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 입을 꾹 다물기도 했어요. 꼬박 보름을 망설이다 이렇게 펜을 들었네요. 아마도 어리석고 철없던 내 모습을 떠올리는 일이 그리 기분 좋지만은 않은 까닭이겠지요. 그때 나는 어렸고, 오래 죽어 있었고, 가끔 살아나면 소란스러웠지요. 당신은 나를 오래 보았죠. 물 밖에 내놓은 물고기처럼 파닥이며 요동치던 나를 알아봤지요. 하필.
하필이라고 말을 하고 보니 참 좋네요. 어찌할 수 없음, 속절없음이 사랑의 속성일 테니까. 사랑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을까 싶네요.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은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할게요.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850년 전 개암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다 개암 한 알이 이마에 톡 떨어져 그만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때 알았다고요. 먼 먼 훗날, 내가 당신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오래 어두워질거라는 사실을요. 실제로 당신을 만나고 퍽 좋았던 나는 어찌할 도리 없어, 흙 속에 두 손을 깊이 넣었던 것 같아요. 열 개의 손톱에 흙이 촘촘히 박히고, 축축하고 부드러운 흙냄새가 손가락 사이사이를 파고들고요. 흙은 손을 부드럽게 덮어주었고, 그게 내 사랑의 뿌리가 되었지요. 나는 주저앉은 채로 자랐고, 기어코 초록이 되었고, 꽃도 피웠지요. 그래요. 나는 사랑이 자신의 몸을 통째로 써서 나무를 심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토록 오랫동안 당신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도 나무의 견고한 부동성 때문이겠지요. 그건 ‘깊은 일'이었던 것 같아요. 제대로 설명할 순 없지만요. 헤어지고 나서 혼자 방 안을 둘러보며 당신이 앉았던 자리를 손바닥으로 더듬어보았지요. 내 손, 잘린 사랑의 뿌리로 자리를 더듬어보며 바랐던 것 같아요. 당신이 내내 생생하기를, 그래서 어여쁘기를, 그 시절 혼자 괴로워하다 참기 힘들어지면, 이런 제 심경을 친구에게 메일로 전한 적도 있었는데요. 그 때 메일을 보니 나는 이렇게 썼더군요.
그 사람이 너무 빨리 늙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만진 몸 구석구석이 너무 빨리 사그라지지 않고
내내 건강하기를 바라.
나와 별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생각을 하며
내내 생생하게 나쁘기를 바라. 나는 그 사람 삶이
캄캄하고 축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아.
나는 지나치게 나이를 많이 먹지 못했다는
비밀을 하나 갖고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늙었단다.
사람들은 모르지, 내 백발을.
가끔 그 사람의 생각이 들려.
그리고 귀를 잊지.
사랑했었던 것 같아.
달리 할말은 없어.
가끔 당신 생각이 들려 귀를 잊으려 했지요. 나보다 훨씬 커진 내 귀를 고흐처럼 자를 수 없으니까 잊으려고, 잊기 위해 애썼던 거겠지요. 참, 속절없는 일인데 말이죠. 그러나 얼마나 다행이에요. 시간은 흐르고, 잊으려 애쓰지 않아도 귀는 작아지고 우리는 떨어져 있어 서로를 다시,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을 테니까요.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시간들이었고, 퍽 도움이 됐던 경험이었어요. 진심입니다.
기억해요? 당신이 생각보다 어두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자주 나뭇잎에 매달려 끈질기게 초록, 초록이 되려고 애썼던 일이요. 나는 다 기억해요. 당신이 내 앞에서 문고리처럼 도드라졌던 것. 아주 딱딱하고 화난 것처럼. 나는 놀라서 당신을 비틀어 잡았고, 문이 열렸고, 그 때부터 당신은 내 속으로 수없이 이양되었죠. 나중에는 열린 문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몰라 오래 방황했어요. 당신을 비우려고, 비우려고 애를 써도 잘 안됐던 것. 이양된 당신이 너무 많았기 때문일 수도, 혹은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일 수도, 혹은 당신이 나를 멀리서 너무 꽉 붙들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맞아요. 난 이파리가 거센 비를 피하지 못해 휘청거렸듯이 나도 한 시절 당신에게 호되게 빠져 휘청거린 적 있었네요. 그때 나를 누군가 번쩍 들어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다면, 아마 그 사람을 증오했을 거예요. 누가 사랑에 빠진 자를 말릴 수 있겠어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나는 사람마다 각자 경험하고 지나가야 할 일정량의 고유 경험치가 존재한다고 믿거든요. 다 겪지 못하면 다음으로 못 넘어가는 거죠. 당신을 사랑하고, 또 헤어지던 순간은 꼭 필요한 경험이었어요. 그 일을 나는 긍정합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사람을 일컬어 “한밤중에 펼쳐진 책"이라고 했다는데, 나도 당신도 서로의 밤에 침입해 어느 페이지부터랄 것도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열렬히 서로를 읽어나간 거겠죠. 내게는 사랑에 대한 첫 독서가 당신이란 책이었고, 행복했고 열렬했어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 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이제 나는 사랑이 흙 속 깊이 손을 파묻어 사랑의 뿌리로 삼고, 스스로 나무가 되어 피어나는 일이라고 믿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런 사랑은 평생에 딱 한 번뿐일 테니까요. 그보다 사랑은 연약한 뿌리, 공중에서 부유하는 뿌리를 서로 보듬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의 뿌리는 아주 약하고 흔들리고 움직이기도 하지만, 마음과 마음이 서로 잘 포개지면 그 뿌리를 공중에서도 오래 붙들고 살아갈 수 있다고 믿을래요. 그게 더 진짜 같아요. 누가 사랑을 한곳에 심을 수 있겠어요?
이 말을 쓰고 나서 혼자 활짝 웃습니다. 사랑은 한곳에 심을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생각한 내가 마음에 듭니다.
편지를 다 쓰고 나니 비가 멈추었네요. 장마가 지나고 나면 여름은 더 맹렬하게 푸른 독을 뿜어내겠죠? 다행이에요. 계절이 반복된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습니다. 여름이 가을에게 잡아먹히면 그다음은 차가운 미소를 짓는 겨울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안심이에요. 자꾸 잡아먹혀도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닐거예요.
당신, 죽지 말아요. 생생하게 살아 나를 기쁘게 해주세요. 언제나 당신을 가슴 깊이에서 응원합니다. 항상 내 안부를 걱정해주는 당신, 내내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에 당도해 있는 연인.
안녕.
2013. 여름.
귀한 연꽃 향을 담아.
/박연준, 하필이라는 말
life imitates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