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멀리 있고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가 부산을 찾아왔다. 처, 자식 동행없이 혼자서 온다했다. 몹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가고 싶은 곳이나 먹고 싶은 게 딱히 있는지 에둘러 물었다. 답은 그런거 없고 그냥 얼굴 보려고 온다였다. 괜스레 좋지 않은 일이 있는 게 아닐까 덜컥 걱정이 되었다. 부산역에 미리 마중을 나가서 어떤 표정으로 만나게 될 지 궁금했다. 기우였다. 복날 저녁에 량장피에 소맥 먹으러 복성각에 출동하자고 할 때처럼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내 걱정을 털어놓았다. 혹시 다시 홀몸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중병에 걸리게 된 것은 아닌지, 멀리 학업의 길을 떠나는 것인지. 그러자 붉은 잇몸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너털 웃음으로 답했다. 이렇게 그냥 온 게 그리 이상한 거냐고. 연휴가 이틀 지나고서 문득, 신촌 어딘가에서 술이나 찌끄리고 만화공화국에서 죽치면서 라면에 닥터 페퍼나 먹고 별 일 없어도 그냥 보던 시절이 떠올랐다. 분명 그런 기억으로 그냥 왔을 것이다. 마침 내가 부산에 있었던 것이고. 생각해보면 내가 대구에 있을 때에도 그냥 왔었네. 이제 그저 그냥을 걱정해야 될 정도로 떨어져 있었나보다. 아니면 슬슬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고. 사진은 부산 현지인에게 끕이 떨어지는 바다로 적잖이 무시 받았지만, 요사이 편견없는 외부의 시각으로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영도바다 모교 옆 #중리바닷가, 산업도로 옆 #상리바닷가 #피아크 #p_ark(동삼동에서) https://www.instagram.com/p/CU9_C-JB5Vn/?utm_medium=tumbl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