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짱의 멘션을 보고 예전부터 친구들에게 '노숙자를 위해 기부해야하는거 난좀이해가 안돼. 누가 이해시켜줬으면 좋겠어. ' 라고했는데 아무도 이해시켜준 사람이 없었다. 옻짱부탁해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제가 이해를 거들고자 쓴 편지를 읽은 후에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요.
힘들게 번 내 돈을 마땅한 보상도 없이, 나와 관계없는 누군가를 위해 사용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지도 않고, 심지어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노숙인을 위해 사용하는 건 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지요.
‘우리 사회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당신을 포함한 누구나 노숙인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겁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노숙인이 되기에는 긴 시간동안 여러 가지 아픈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데, 그러기에는 당신은 유능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그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힘껏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지요.
집세, 카드값, 통신료, 세금 등은 언제든지 연체될 수가 있어요. 우리는 그렇게 되기에는 직장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취직을 하기 전에는 불안했을 지도 모릅니다. 직장을 못 잡았다면 지금도 불안하겠지요.
자신 혹은 가족이 갚지 못할 큰 빚을 지거나, 불의의 사고 혹은 큰 병에 걸리거나, 직장을 잃거나 하는 등의 일은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이러한 일을 겪는다고 해서 누구나 노숙인이 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감당해야만 한다면 이야기는 아주 달라집니다. 예컨대 질병 혹은 사고 등 어떤 일로 인해 일을 관두게 되었는데, 소득이 없어져 결국 월세방에서 나와야 된다거나,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거나 하는 등이지요.
인천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노숙인은 모두 이곳으로 옵니다. 그리고 노숙을 하지 않았지만 가난이 극심해져서 더 이상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된 사람들도 옵니다. 은혜의집에 입소한 사람들 가운데 정신장애나 정신분열, 알코올중독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75% 정도 됩니다. 그 밖에 다른 사람들은 신체적 장애나 질환을 갖고 있는데, 건강한 사람은 5% 미만에 불과해요. 흔히 여겨지는 것과는 달리 취업과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이 없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취업시장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지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에는 취약한 부분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들은 거리에 나앉게 되고, 질병을 방치하게 되고, 가족과 지인들과 헤어져 외롭게 지내게 됩니다. 그들이 길거리나 공중화장실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의 일부를 이곳 은혜의집에서 하고 있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와 의료지원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업이나 문화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길 가는 사람 붙들고, 노숙인 문제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할 사회적 문제입니다! 라고 말해봤자 별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맡아서 해야하고,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해야합니다. 저는 이 일을 할테니, 지밀씨는 관심을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