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chen Confidential 李 京 洋 食 堂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약 7개월간의 여정이 마무리되어 가는 지금, 가장 솔직한 마음은 아쉬움이다. 그렇게 지겹고, 질리고, 떠나고 싶었던 공간인데도 오늘 마지막 파스타를 올리는 순간에는 이상하게 아쉬웠다.
아마 이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은 날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방은 작은 해적선과 같다. 괴팍하고 카리스마 있는 선장, 각자의 개성이 강한 거칠고 러프한 선원들. 그들과 함께 매일 바다를 누비는 기분이었다.
싸우고, 욕하고, 다시 주방에서 요리하고, 칼질하고, 일을 끝낸 뒤 술을 마시고, 다음 날 다시 출근한다. 일반적인 사회의 관계와는 조금 다르다. 약간 비정상적이고, 각자 자기 방식이 강한 사람들의 공간이다.
그런데 그게 의외로 사람을 돌아보게 만든다.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무질서, 혼란, 고함, 짜증, 열기, 과부하. 그 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합을 맞춘다. 주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있다. 겪어본 사람만 아는 감각이다.
이 일을 하면서 주방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결과 중심적인 사람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방에서는 결과가 전부다. 내가 만들어낸 음식의 맛, 청결, 서비스, 속도,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바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도 바로 돌아온다.
음식은 변명할 시간이 없다. 손님 앞에 나가는 순간 결과가 된다.
그래서 주방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전체를 결정한다. 간, 온도, 재료 상태, 타이밍, 동선, 청결. 이런 것들이 모여 한 접시가 되고, 그 한 접시가 식당의 수준이 된다.
사람들은 결국 그 디테일에 반응한다. 다시 찾아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 디테일을 지키고,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참 고되고 지치고 스트레스의 연속 투성이였지만,
참 제대로 배웠다. 제대로 경험하고, 제대로 이겨냈다.
내가 하고자 하는게 어떤 일인지, 이곳이 어떤 공간인지, 그리고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해준 현장이었다. 26.5.28 Day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