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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콘파냐를 시켰다. Espresso con panna 크림을 곁들인 에스프레소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커피에 휩크림을 얹어주는 메뉴다. 크림에 설탕을 약간 넣고 거품을 낸다. 전동 거품기의 모터 소리가 끝나고 바로 원두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잔을 꺼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크림을 얹어 가져다준다. 이 메뉴는 첫 모금이 가장 맛있다. 입술에 먼저 닿는 보드랍고 차갑고 가볍게 달콤한 크림과 바로 이어 쓴 커피가 꼴깍하고 들어온다. 카페는 깔아놓은 노래 외에도 목소리들이 많이 얹혀 있었다. 원탁에 앉은 세 명의 여대생들. (수강신청에 관한 이야기를 얼핏 들어 그녀들이 대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어느 한 사람이 말을 하면 장단을 맞춰 맞장구를 치고, 추임새를 넣는다. 목소리가 청량하고 발랄하지만 공간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는 내 귀엔 반갑지 않은 소리들이었다. 고게를 들어 자꾸 흘깃 거리게 만든다. 결국 이어폰을 찾아 꺼내 끼웠다. 사나웠던 정신이 가라앉는다. 내가 앉은 자리는 4개의 테이블이 나란히 있다. 철 기둥이 정사각의 나무판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의 테이블이다. 내 오른쪽에는 커플이 앉았고, 왼쪽에는 2명의 여자가 이야기를 나눈다. 오른쪽의 커플을 얼핏 보았을 땐 남매나 그냥 친구인 줄 알았다. 하긴 남매 둘이 카페에 찾아오는 일은 흔하지 않겠지. 남자는 계속 통화다. 본인의 여자친구와는 대화가 적은 편이지만 통화하는 상대방에게는 자신은 지금 여자친구와 있다는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있다. 여자의 아우라를 보니 조금 지겹고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왼쪽의 여자들은 대화에 심취해있다.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의견을 주고받고, 고개를 끄덕인다. 기다리던 일행이 왔고, 나도 그들처럼 목소리를 키워 이야기를 했다. 다음번 에스프레소 콘파냐는 어떤 목소리들과 마실까나.
개망초가 좋다. 날이 맑은 날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망초 군락은 그 어느 아름다움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다.
프렌치 토스트와 꿀, 딸기
명란스파게티는 파스타 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에 속한다. 명란젓과 버터, 김, 후추 그리고 취향에 따라서 쪽파 정도만 있으면 된다. 먼저 면을 삶고, 그동안 소스를 준비한다. 명란젓은 껍질을 제거하고 알만 발라 사용한다. 냉장고에 두었던 버터를 부드럽게 전자레인지에 넣어 20초 정도 가열해 부드럽게 녹인다. 버터와 명란젓을 골고루 섞어 둔다. 면이 다 익으면 면수를 2-3스푼 정도 남긴 뒤 만들어놓은 명란젓버터를 파스타와 고루 버무린다. 후추를 갈아서 뿌리고 김도 얇게 썰어 올린다. 나는 버터 1 : 명란 2 비율로 했는데, 이건 자기들 마음데로 가감하는것을 추천한다.
유리 잔을 뚫고 나오는 따뜻한 빛이 그리운 겨울 밤은 너무나 길고 깨어 있는 새벽 시간은 유난히 느리다. 그래도 천천히 가는 이 시간과 잘 어울리는 곡을 틀어놓고 빈둥거리는것이 퍽 괜찮다. 몇 년 전부터 줄곧 듣던 Dustin O'Halloran의 연주곡들은 너무 자주 들어 지겹다가도 또 이만큼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소리는 없는듯해 저절로 찾게 된다. 아- 볕을 쬐고 싶다.
여행지에서, 특히 외국으로 떠난 젊은 여행자가 자신을 위해 밥 해먹는 것? 남들 다 가는 맛집찾기, 햄버거, 편의점 음식에 지쳐버린 여행에서 맛있으면서도 효율적이고 쉬운 밥상 차리기란 가능할까?
이를 실험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행을 결정했다. 3월 23일부터 31일까지 7박 8일. 나는 밥상이 주객이 되어 일정을 전도하는 여행자의 식탁을 위한 조금 이상한 여행을 떠난다.
순간은 영원히 기록되는구나 Eugène Boudin
세수도 하지 않고 책 한권을 들고 집 근처 카페에 나왔다. 이 상황이 너무 낯설고 흥분되어 도저히 집중력을 발휘할수가 없다. 겨우 두어장을 읽고 한눈을 팔기를 수차례. 결국 텀블러를 켜서 이렇게 메모를.
유리창이 찬 바람을 막아주어 내리는 겨울 햇빛은 따뜻하기만 하다.
만약 당신이 꼬드김에 넘어가 자선 사업에 관여하게 된다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게 하지 말지어다. 추호도 알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나면 차분히 신발 끈을 묶고 한숨 돌린 후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착수하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 Walden
단새우와 성게알 스시
하모해변의 흑색 모래가 섞인 모래사장 뛰어 놀던 어린이의 가족이 떠난 뒤에는 오로지 우리 뿐이었다 모래사장에 자리를 펴고 가만히 누워 눈을 감으면 조용한 파도 소리만 났다. 평화로운 순간이라
하모해변에 누워서
차가운 겨울날 세시의 햇빛
폴라로이드 스냅 흑백이 멋지구랴
오늘 찾은 보물같은 목소리
예전부터 여러차례 스쳐지나가며 눈여겨봤던 사진의 주인공을 알았다.
프랑스 배우이자 가수라는 샤를로트 갱스부르.
이 링크의 재생 목록 중 가장 먼저 나오는 5:55라는 곡이 참 좋다.
야미의 와식생활. 대부분 바닥과 물아일체됨을 보여준다. 이리 저리 뒹굴 거리다 지겨우면 나 하는 일에 참견 한번 해주고는 다시 저리 세상 편한 자세로 정신줄을 놓는다. 부러운 묘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