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고자의 글로 배우는 사랑
일을 쉬게 되면서 그간 못다 읽은 책을 탐독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며칠이다. 그렇다고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뚝딱 읽어내는 건 아니고. 이 책도 봤다가, 저 책도 봤다가, 괜히 멀리까지 걸어가 개중 가장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을 사기도 하는. 뭐 그런. 오늘도 저녁 바람이 선선해진 틈을 타 잽싸게 서점에 다녀왔다. 사실, 얼마 전 북카페에서 봤던 정현주의 <스타카토 라디오>라는 책을 구입하려 재고까지 꼼꼼히 챙겨보고 찾은 길이었는데. 웬걸. 딱 1권 남아있던 책이 때마침 팔린 상태. 아쉬운 마음에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 결국 정현주의 사랑 시리즈 에세이 두 권을 집어온 길. 조금이라도 빨리 첫 장을 넘기고픈 마음에 근처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늘한 밤바람이 부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한 구절, 한 구절을 눈으로 곱씹어 내려가는 시간. -사랑을 부르는 적절한 타이밍. -지금 사랑을 하기 위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 -사랑을 부르는 주문 등등. 온통 사랑으로 가득한 페이지들. 그 핑크빛 향기가 얼마나 짙었냐 하면 마치 '지금 사랑하지 않는 너는 유죄니라.' 빳빳하고 날카로운 새 책장으로 채찍질 당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니. 사실 가만,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연애를 쉰 지 9년. 마지막 짝사랑을 끝낸 지 약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색할 수밖에. 그래서 그런가. 새로 산 녀석들의 진도가 영 지지부진하다. 아마도 '사랑 이야기'에 절절히 공감하기엔 내가 너무 무뎌진 탓이겠지. 아아, 씁쓸하다. 사랑을 모르는 20대라니. 불쌍한 내 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