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이란 것도 알고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문득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난다.
참 어리석게도 타인에게 손가락질하며 그렇게 당부하며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를 해왔다.
결말이 어찌 되었던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히 생각하지만
현재 또는 미래에 영향이 있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당시에도 옳고 그름이 뚜렷했지만 무심코 눈감아주었던 것에
지금이 돼서야 포옹하려니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버려 허무하기도 하며 그저 헛 웃음만 터져 나온다.
과연 또 누구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지 보장도 자신도 없다.
말이란 게 참 무섭다.
'아'와 '어'가 다른 게 말인데 생각 없이 던진 말에
누구는 상처를 받고 오해를 삼게 된다.
언젠가부터 횡설수설하는 것도 지치고 필요성을 잃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인맥이란 게 차차 정리가 되어가는 것을 넘어서
남는 사람이 없는 게 이제는 살로 느껴진다.
예전에는 겁도 없이 나의 모든 생각과 사적인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은 어깨너머 들려오는 나에 대한 부풀어진 스토리와 허위사실 투성이었다.
어느 영화 한 장면에 나온 명언 중 가장 와닿았던 표현이 있었다.
“오늘 밤 집에 가서 잠에 들기 전에 본인이 베고 자는 베개를 칼로 찌르고 그 속에 있는 깃털을 창문 밖으로 털어버려라. 그리고 그 털어버린 깃털을 몽땅 찾아와보아라”
이 말은 즉, 한 번 뿌려진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닌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이미 퍼져버린 것을 의미했다.
그 이후 한순간에 인간관계의 핵심적인 의미를 잃어버렸다.
서로를 존중해주고 그의 삶과 가치관을 보는 것이 아닌 본인의 가치관과 비유하며 색안경을 끼게 되는 순간 모든 게 망가져버렸다.
최대한 예의는 바르고 상대가 기분 상할 것 같은 말은 묵인하는 게 오히려 가장 현명하고 관계에 있어서 유지가 가능하다고 느껴버린 후 혼자임이 편안해졌다.
가식도 걱정도 없는 그저 온전히 나 스스로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며 나 스스로와 친해져버렸다.
그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고 새로웠지만 아직까지는 슬프게도 다 거기서 거기였다.
결국 나는 얕은 사이로 주변인들과 지내는 방법을 터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로서 나는 몇 년이 된 친구보다 내일 만날 것이란 보장이 없는 낯선 이가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