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티비가 없을 땐 야마하 앰프에 티악 스피커를 물려 라디오도 듣고, 영화도 봤다. 티비를 사고나서도 광출력으로 연결해서 나름 유용하게 쓰긴 했는데, 티비 리모콘으로도 여러 동작이 잘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전원 이 리모콘으로 동작하지 않았다.
앰프 전원 넣으려고 몇 십 미터를 걷는것도 아닌데 묘하게 요것 때문에 앰프를 잘 쓰지 않게 되었다. 웃기게도 그럼에도 티비 스피커보단 좋은 음질로 듣고 싶은 욕심은 남아있었다. 그렇게 욕심이 나면 2미터 기어가서 전원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또 한가지는 블루투스로 컴퓨터나 핸드폰 음악을 재생하고 싶은데 이것도 안되었다. 앰프에 물릴 수 있는 네트워크 오디오 기기는 굉장히 비싸고, 크롬 캐스트 오디오의 경우엔 광출력도 되기 때문에 딱 좋은 선택인데 뭔가 땡기진 않았다. 이미 마음속으론 뭔가 사고싶었던 것이지...
여튼 주렁주렁 스피커 사서 배치할 마음은 없고, 티비 스피커는 별로고, 블루투스 음악도 듣고싶어 찾아본 게 사운드바였다. 야마하 제품 유명한 건 이미 알고 있었고, 하이마트에서도 삼성이나 LG 사운드바를 팔고 있어서 관심은 1그램 정도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뒤져보니 요즘은 사운드바에 우퍼까지 끼워팔고 있는데 독립된 우퍼마저 별로 설치하고 싶지가 않았다.
더 뒤져보니 사운드바 말고 사운드베이스라는 카테고리도 있었다. 길쭉한 사운드바와 달리 사운드베이스는 티비를 얹어놓을 수 있는 판때기 형태이다. 우퍼도 한 통으로 되어 있어서 걸리적 거리는 독립형 우퍼도 아니고.
유명한 hifi 사이트인 whathifi에 Best soundbases라는 글이 올라와서 공부를 좀 하기 시작했는데, 막상 국내에서 정식으로 파는 건 야마하 정도밖에 보이질 않았다. 직구까지 할 엄두는 나질 않네. 그리고 사운드바와 달리 이쪽은 가상 5.1채널이니 이런 사운드바 쪽과 달리 2.1채널 정도에 머물러있는 분위기였다. 흠, 그냥 사운드바 살까? 아니면 사운드베이스 좀 더 뒤져볼까? 마음이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그러다 판교 현대백화점에 갔는데, whathifi에서 베스트 상품으로 꼽은 geneva model cinema를 만든 geneva 매장이 있었다. 이 브랜드 매장이 현대백화점에 있을거라곤 상상도 안했는데.
실물을 보니 생각보다 컸고, 생각보다 쌔끈했다. 이뻐. 사고싶어. 블루투스 apt-x 미지원, dts 미지원, hdmi 미지원 등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몰라. 이쁘니깐 살래.
매장에서 간단히 청음도 해 보고, 블루투스 연결도 한번 해 보고 싸모님을 모시고 와서 같이 보고선 그냥 덜컥 사버렸다.
참고로 이 브랜드는 극동음향에서 총판으로 들여오고 있고, 모델 씨네마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이나 죄다 99만원에 팔고 있다. 그나마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은 현대카드 privia 쇼핑에서 2% 할인받은 후 M포인트를 몰아쓰는 방법일 듯 하다.
구성은 단촐하다. 여러 언어로 된 매뉴얼 1부, 광케이블, 리모컨, 전원선, 여분의 스티커
매뉴얼엔 Korean을 직역해서 그런지 한국어도 아니고 한국인이라고 적혀있다. 어차피 매뉴얼에 별 내용이 없기 때문에 번역이 거슬린다고 불편할 건 없다.
리모컨 배터리 교체하기 되게 빡빡하다. usim 교체할 때 쓰는 것 같은 핀이 하나 들어있는데 저걸로 쑤셔도 잘 안열린다.
리모컨 배터리 슬롯 내부엔 나름 스프링도 들어있는데 왜이리 빡빡하게 안튀어나오는지...
단자도 단촐하다. 이어폰 크기 단자, 광입력, 동축입력, 일반 라인 입력. From GENEVA, with love!
처음 봤을 땐 엄청 넙대대하다고 생각했는데, 위 사진을 보듯이 삼성 50인치 티비 스탠드가 겨우겨우 얹혀질 정도였다. 좀만 티비가 커도 얹지를 못하겠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얼마나 쉽게 조작하는지 이다. 기존 야마하 앰프도 전원 버튼 손으로 누르기 귀찮아서 안썼으니까.
전원은 티비를 켜면 알아서 켜진다. 아마 광입력을 계속 확인하다가 입력 들어오면 켜지는게 아닌가 싶다. 티비를 끄면 15분 뒤에 꺼진다고 한다. 지켜보고 있진 않아 모르겠지만 티비 끄고 다음날 보면 꺼져있는걸 보면 하여간 되는 것 같다.
음량도 삼성TV 리모컨으로 조절이 된다. 삼성TV의 자체 스피커는 꺼버리고, 외부 스피커만 나오게 설정한 다음, 연동 기기 브랜드에서 GENEVA를 입력하니 잘 동작한다.
대부분의 조작은 올레TV 리모컨으로 하는데, 여기서 직접 TV의 음량조절을 하면 이건 좀 굼뜨다. 뭔가 애매하게, 어떤 경우엔 잘 안되는 것 같기도 하다가 잘 되기도 해서 애매하다. 올레TV를 볼 때의 볼륨조절은 대게 셋탑 자체 볼륨 조절로 해결해서 큰 문제는 아닌데, 불편한다.
삼성TV는 음성출력을 PCM/DTS/DTS Neo 인가를 지원하는데, 이상하게 DTS는 활성화가 안되네. 하여간 뭐 이쪽은 그냥 포기하고 PCM으로 가야한다. 저런거 지원받고 싶다면 애초에 야마하 쪽을 선택하는게 맞을 듯. 그냥 욕심을 버리자.
블루투스 연결도 잘 된다. 맥북과 안드로이드 연결을 해 봤는데 다 잘 된다. 다만 기본이 TV연결로 되어있기 때문에 블루투스로 모드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결국 씨네마 베이스의 리모콘을 쓰던가 직접 기기 상단의 M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대부분 TV를 보지, 교양있게 TV끄고 음악 들을 일은 많지 않아서 뭐 이건 좀 더 써 봐야 불편한지 감이 올 하다.
이 기계 저 기계 비교 청취를 많이 한 것도 아니어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만족스럽다. 맨날 밤에만 켜기 때문에 볼륨을 많이 못올려봤는데, 언제 낮에 볼륨을 한껏 올려서 들어보고 싶네. 다만 생각보다 베이스가 높아서 적응을 좀 해야겠다. 리모컨으로 베이스와 트레블을 조정할 수 있는데, 크게 차이를 못느꼈다.
한가지 문제는 스피커들이 좁은 앞쪽에 몰려있어서 그런지, 좌우로 위치를 좀 벗어나면 소리가 확 달라진다. 가요를 틀어놓고 자리를 벗어나니 보컬 목소리는 하나도 안들리더라고. 일반 앰프 스피커라면 L/R을 벌려서 설치해서 그런가 이렇게 확 차이가 나는 걸 몰랐는데, 하여간 이 제품은 TV앞에서 들어야 가장 잘 들을 수 있을 듯 하다.
99만원이니 입문용 AV 풀셋보다도 비싼 가격이긴 한데, 이거저거 귀찮은 사람 + 이쁜 장비를 원하는 사람에겐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hdmi 입력, dts등등 여러 효과를 기대하진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