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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서울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내가 삼성동에 위치한 메밀소바집인 송을 가야한다고 가정해보자. 일단 네이버나 구글에 “삼성동 송”이라고 검색해 볼 것이고, 검색을 통해 송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삼성동 초행길에 나선다고 가정하자. 일단 해당 지역이 코엑스 & 파르나스몰 & 현대백화점이 한 [블록]을 통째로 구성하고 있고, 2호선 삼성역 & 9호선 봉은사역 / 삼성중앙역이 해당 [블록]에 물려있다는 사실을 인지를 한 후, 그 커다란 한 블록 중에서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좌측 하단에 위치해 있음을 지도로 확인한다.
이동수단 또한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삼성동 [블록] 아무데나 가는 것은 큰 소용이 없다. 영동대로를 타고 오던 봉은사로를 타고 오던 결국 테헤란로에서 백화점이 맞닿는 코너에서 우회전 후 현대백화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걸 미리 알고 있지 않으면 대충 네비가 찍는대로 오다가 [블록]에서 최소 1바퀴는 돌 게 될 수 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경우의 수가 조금 더 늘어난다. 9호선을 타고 온다면 봉은사역 7번 출구에 내려서 코엑스 지하를 가로질러 올 것이고, 2호선을 탄다면 삼성역 5번 출구에 내려서 대형 광고판을 하나하나씩 관찰하면서 백화점으로 향할 것이다. 버스를 타고 온다면 좀 더 많은 경우가 생길 테고.
백화점에 도착하고 나서도 상황별로 접근 방식이 다를 것이다. 9호선을 타고 왔다면 코엑스 지하를 전부 뚫고 파르나스몰을 지나 현대백화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 도착했을 것이고, 2호선을 타고 왔다면 정식으로 현대백화점 정문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차를 타고왔다면 지하 4층~5층에 주차를 했을 것이다.
아까 전 검색을 통해 메밀소바집 송은 백화점 10층에 위치해 있음을 미리 알아놓았으니, 이제 10층으로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 /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도착, 송에 도착해서 메밀소바집이니 메밀소바 정식 세트를 하나 시킨다. 먹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지하철을 2번씩 갈아타거나 40~50분 차 안에서 교통체증을 느끼면서 먹으러 올 만한 맛집이 아니라는 건 한 두입 정도만 먹어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제서야 서울에 처음 오는 나는 의문을 가진다. 대체 서울에 수많은 장소 중에서 삼성동, 그것도 값이 싸지도 않은 무역센터점 10층에 입점해 있는 송을 가야만 했을까? 그제서야 나는 “왜”를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다.
만약 내가 삼성역 근처에서 살던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어림짐작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삼성동 주위에 밥집이라고 해 봤자 맨날 회사 근처에서 먹던 것 밖에 없고, 점심시간에 딱히 할 거도 없는데 빨리 식사를 해치우고 들어와서 낮잠 자기는 싫으면, 점심시간보다 몰래 10분 정도 빨리 나와서 10층에서 크게 호불호 타지 않고 식사도 빨리 나오는 송에서 후딱 식사를 떼우고, 나머지 1시간 점심시간 동안 여유롭게 코엑스 현대백화점 구경을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굳이 송을 방문해서 식사를 할 이유가 된다고 여길 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송에서 식사를 하는 건 별로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치만 첫 서울나들이를 나온 나라면, 무적권적으로 1) 길을 못 찾고 좌충우돌하면서 스트레스 받아 하거나, 2) 동네를 잘 아는 사람의 첫 안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서울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내가 삼성동에 위치한 메밀소바집인 송을 가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의 가정과 다른 점은, 삼성동에 근무하는 솔이를 본다는 이유를 가지고 가는 것이다. 아내가 주중에는 삼성동 근무를 하고, 점심시간이 11시 30분에 시작하는데, 사무실 주위에는 회사사람이 너무 많은데다가 식사를 마치고 나서 새로 들어온 로에베 매장 구경이 하고 싶다면, 굳이 화요일 오전에 복잡한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10층 송에 갈 괜찮은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미리 이 동네를 아는 아내가 송까지 어떻게 오는지 미리 알려준다면, 주차장을 못 찾아서 길을 뱅뱅 돌거나 코엑스 미로에 갇혀서 별마당 도서관을 찾아 하염없이 걷는 시행착오를 줄여줄 것이다. 이유가 확실하고 방법을 안다면, 아무리 길이 복잡하고 소바 맛이 그닥 훌륭하지 않아도 대인배처럼 짜증이 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