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3. 12
오랜만에 잡코리아에 들어가서 채용을 훑어보았다.
연차로는 3년을 다녔으니 뭔가 불만도, 위기도 찾아 왔다.
그것보다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 커보였기 때문에 더 늦기전에 이 직종을 떠나야 하는지 고민이다.
떠나면 어떤 곳으로 가야 불안이 해소될 것인가.
목표도, 방향도 그리고 준비도 안된 상태다.
올해는 준비를 해둬야겠다. 떠나든 안 떠나든 일단은 내게 뭔가 준비가 필요하다.
Peter Sola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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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ark198
2024. 03. 12
오랜만에 잡코리아에 들어가서 채용을 훑어보았다.
연차로는 3년을 다녔으니 뭔가 불만도, 위기도 찾아 왔다.
그것보다는 앞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 커보였기 때문에 더 늦기전에 이 직종을 떠나야 하는지 고민이다.
떠나면 어떤 곳으로 가야 불안이 해소될 것인가.
목표도, 방향도 그리고 준비도 안된 상태다.
올해는 준비를 해둬야겠다. 떠나든 안 떠나든 일단은 내게 뭔가 준비가 필요하다.
시간은 상실로 비어버린 마음의 공간을 덮어 감추기도 하지만, 어떤 상실은 끝내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구멍이 나기도 한다. 마치 도로 위의 싱크홀처럼, 행복의 문제도 불행의 문제도 아니다. 사람이 타고 태어나는 성격의 건강함도 문제가 아니다. 슬픔을 이해받지 못하는 자들은 세상을 사납게 살아간다. 슬픔은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자국을 남기기도 하니까. 다만, 사나운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그 빈자리에 누군가와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이기도 한다. 조용히 누군가와 앉아서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나눠 먹을 수 있는 그 자리가.
(최현우, 나의 아름다움과 너의 아름다움이 다를지언정)
박준, 우리는 하나
썸머👧🏻는 이제 자기 표현이 확실하다. 말을 대부분 알아듣고, 조금씩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물론 듣는 사람이 못 알아 듣는 게 문제지만. 아직 단어의 첫글자만 말해서 나름 유추해서 듣고 있다.
조금 있으면 더 말을 잘 할 수 있겠지. 그러면 대화라는 걸 많이 해봐야겠다. 이 작은 녀석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어제는 날씨 좋았는데.
이해해줘.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오지 당신뿐이야. 내 작은 어깨를 안고 젖은 눈썹을 바라봐주던 당신뿐이야. 언젠가 내 생활을 찾았을 때. 그걸 알리고 싶은 사람은 오로지 당신뿐이야. 그래. 내가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할 때. 뜻밖에 가까운 곳에 당신은 서 있을지도 몰라. 바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떤 기쁨으로 서로를 마주볼까.
“그러게. 반한다는 것, 혹은 반했다고 인정하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하는 건 아니지만, 나와는 다른 희망을 가진 사람과 내가 서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내가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그렇게 산다는 것은 결국 그 상태를 인정하는 거지.”
(시바타 쇼, 그래도 우리의 나날)
봄은 파열음이다
그러니 당신, 오늘의 봄밤
꽃잎의 파열음에 귀가 녹아 좋은 곳 가겠다
生을 저당 잡히고도 점괘 받는 일이 잦을 당신이겠다
(이은규, 벚꽃의 점괘를 받아적다)
-
이렇게 붉은 봄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마음 때문에 붉은 녹이 곳곳에 배어 있을 것 같다.
참 좋다.
(박연준, 소란)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것들을 구태여 챙겨 보면서 세상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그 감동으로 내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에 발 딛고 있는지를 생생히 깨닫고 싶었다.
(이석원,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꽃잎들은 긴 바닥과 찰나의 허공이라는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왜 그리 짧게 살다 떠나는지, 변하고 돌아서는지. 무덤 속에서 튀어 올라오는 사랑과 입맞춤 한다. 나는 북쪽에 산다. 피부는 들판의 풀들처럼 자라면서 늙어가고, 가끔은 잠적한다. 그리곤 튀어 오른다. 무덤 위에 피는 꽃처럼 잠시 아름다워진다. 생일(生日)과 기일(忌日)이여, 점점 더 멀어져라. 나의 울음과 너의 울음이 다르다. 저녁과 아침 사이 밤이여, 점점 더 캄캄해져라. 나는 남쪽에 살고 북쪽에 산다. 바람이 분다. 꽃 피고 진다. 밤하늘이 바닥까지 내려와 있다. 바다에 흐르는 은하수. 바닥의 애벌레 좌. 얼룩진 한쪽 벽 구석의 거미 좌. 이젠 천천히 기어 너에게 간다. 길의 점막에 달라붙은 꽃잎들. 바닥을 물고 빠는 저 불쌍한 입술들. 벚꽃나무가 핀 너의 가슴은 백야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다.
(박서영, 삼월)
“행복에는 몇 종류가 있는데 사람은 그중에서 자기 몸에 맞는 행복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해. 잘못된 행복을 잡으면 그건 손바닥 안에서 금세 불행으로 바뀌어버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행이 몇 종류인가 있을 거야, 분명. 그리고 사람은 거기서 자기 몸에 맞는 불행을 선택하는 거지. 정말로 몸에 맞는 불행을 선택하면, 그건 너무 잘 맞아서 쉬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행복과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거야.”
(시바타 쇼, 그래도 우리의 나날)
당신을 만난 후부터 길은 휘어져
오른쪽으로 가도 왼쪽으로 가도 당신을 만나요
길 안에는 소용돌이가 있고 소실점도 있지만
뒤섞여버린 인생과 죽음과
사랑과 체념이 있지만
서로에게 닿을 듯이 멀어지는 타인들의 거리에서
당신이 사라져버린 후에 나는 전율하는 모든 순간들에게
묵념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고요히 슬픔을 알아갈 때
머리 위엔 뭔가 뭉클한 것들이 내려앉고
내 신발 속엔 수수께끼를 푸는
착한 천사들이 다녀가기도 했어요
내가 길 끝의 낭떠러지로 가면
천사들은 나를 업고 달려가 방에 눕혀놓곤 했지요
책상에는 농담 같은 일기와
진담 같은 詩 몇 편
언젠가 당신은 눈먼 거미의 호주머니에서
내 유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이해하려고 해봤자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한
그것은 우리가 물어뜯고 해체한 시간이에요
나에게 온 적이 없는 당신의 시간이에요
다 알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문장을 쓰고 있어요
(박서영, 타인의 일기)
‘때아니게 툭툭 마음이 꺾인다.’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저번주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장거리 출장도 연속이었다. 설 연휴 전에는 어느 정도 마무리를 하고 마음도 몸도 편히 쉬려 했는데 그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전부터 기분 상하게 하던 거래처 담당자는 오늘도 역시나 사람 기분을 뒤엎는다. 화내고 기분 상해봐야 나만 손해같아 더이상 생각을 안한다. ‘툭툭’ 마음이 꺾일 때면 집에와서 아내와 맛난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요즘 일상과 마음의 리듬감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밤은 거짓말처럼 조용한데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런 밤에는 어떤 소리도 피어날 수 있다 가만히 귀를 열면 전구빛이 당신 눈썹에 내려앉는 소리도 들린다 흉이 있는 손목 위로 두근거리는 맥박 소리도 보인다 거짓말처럼 밤은 조용해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면 낙엽 부서지는 소리도 난다 거짓말 같은 밤이라서 우리는 들켜버리면 안 되는 것이 있는 사람처럼 눈빛을 떨군다 포개어 있던 손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긴다 거짓말처럼 조용히 벌어진 일이다 무슨 소리라도 태어날 수 있는 이 밤에 감았던 눈을 조용히 뜨면 거짓말같이 빈 의자가 있고 죽은 사람처럼 다시는 당신을 만날 수 없다고 해도 밤은 조용하다 숨소리조차 영영 들리지 않는다
(이현호, 밤은 거짓말처럼 조용하고)
연암은 열하를 일러 ‘사나이가 울 만한 곳’이라 했다는데
당신은 바다를 일러 ‘사랑이 울 만한 곳’이라 한다
(안현미, 사랑)
계절에도 늑골이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햇빛이 자리를 바꿀 때마다
가려졌던 젖은 기억들이 드러나
부끄러울 때가 있다
따가울 때가 있다
모두가 그것을 감추고 살지만
봄이 목이 메도록 짙은 철쭉을 데려오고
여름이 훌쩍 해바라기를 데러가듯이
떠나간 것들이 다시 오고
다시 온 그 무엇 때문에
못 견디게 외로울 때가 있다
때로 어떤 저녁
지나가는 바람에 묻어 있는 냄새에
오래 비어 있는 적산가옥 같은 것
저녁의 뒤란 같은 것
마당에 가뭇가뭇 꺼져가는 짚불 같은 것
그곳에서 살았던, 사랑했던 기억이
잠깐 떠오르려다가
후다닥 먼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떠나고 다시 오며 바뀌어가는 것들
그렇게 우리는 어떤 거대한 바퀴에 실려갔다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서로가 그리운 계절에 다시 온 것 아닐까
가끔씩 그 사이가 보이고
목에 걸린 작대기 같은 그 기억 때문에
못 견디게 외로운 저녁
(권대웅, 이유도 없이 못 견디게 그리운 저녁)
한 해를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리와 인사, 송년회가 아니다. 조용히 웅크린 채 한 해와 같이 기울어지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 않을수록 좋다. 정리를 한다고 마음을 바쁘게 몰아세울 것도 없다. 할 수만 있다면 그냥 한곳에 웅크려 앉아 '생각'에 빠져 지내는 게 좋다.
내가 인디언이라면 12월을 '머뭇거리며, 돌아가는 달'이라고 부를 텐데. (박연준, 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