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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가는 곳에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건 그곳의 미술관에 가는 것이다. 어딘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나는 그곳의 미술관부터 찾게 된다. 그곳에는 어떤 미술관이 있는지, 어떤 갤러리가 있는지, 어떤 작가들이 있는지, 나아가 어떤 서브컬처가 있는지. 그것들을 통해 그곳이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 훑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한 번 훑어보고 나면 그곳 사람들과의 대화가 더욱 흥미롭고 그들이 그곳에 품고 있는 아주 오랜 애정 같은 것을 읽을 수도 있었던 것만 같았다.
나는 북가주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오로지 “실리콘 밸리”라는 단어 하나만이 북가주라는 곳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고, 샌프란시스코가 아무리 미국의 대도시라 해도 뉴욕, 엘에이, 시카고, (하다못해) 보스턴 같은 도시들에 비해 도시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예술이 스며 있는 도시는 아니라고 막연히 무시했던 것도 같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가 도시를 바꾸던 시기에 내가 본격적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기 시작했으니, 아마 그 이전과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본 기억에 남는 특별전 중 하나는 2023년에 본 조안 브라운(Joan Brown) 특별전이었다. 굉장한 규모의 특별전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나고 자란 북가주 작가의 SFMOMA 특별전이었으니 아마 그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자리였을지도 모른다. 그 전시를 보면서 역시 내가 몰랐을 뿐 북가주에도 고유한 미술의 역사와 색깔이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조안 브라운의 그림에는 내가 막연히 상상했던 샌프란시스코와는 다른 삶이 있었다. 사람들은 수영을 하고, 춤을 추고, 사랑을 하고, 동물들과 함께 살았다. 자유롭고 생생했다. 내가 상상했던 기술 산업의 이미지 너머로,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보였다.
그때만 해도 내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와 살게 될 줄은 몰랐다.
어제 오후 3시, 오피스가 닫자마자 일단 나와 찾아간 미술관에서 조안 브라운의 작품을 다시 마주했다. The Dancers in a City #2 (1972). 3년 전 특별전에서 신나고 즐거운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라 바로 기억이 났다.
어느 저녁,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추는 여자, 흐릿하게 남자도 있어 보이고 강아지도 있음. 성공한 삶이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나의 날들도 이렇게 즐겁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