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기에 플로리다의 태양은 마키아밸리 같은 태양, 위선적인 태양이었다. 그 태양이 만들어 내는 빛은 사물을 밝혀 주지 않고 오히려 흐릿하게 만든다. 지나치게 밝은 광채를 쉬지 않고 내리쬐어 사람을 눈멀게 만들고, 수증기를 품고 폭발하는 빛살로 강타하고, 신기루처럼 반사된 상과 희미하게 어른거리는 무의 물결들로 사람을 불안정하게 뒤흔들어 놓는다. 온통 눈부시게 번쩍이는 빛뿐, 그 어떤 실체도, 평정도, 휴식도 주지 않는다...p12 ...지금 중요한 것이 오직 현재뿐이라면, 그것은 과거의 정신이 스며든 현재라야 한다...p80 ...재즈는 죽어버렸고 이제 재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행복한 소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p81 ...용감하기 때문에 낯선 관객들 앞에 서서 자기 속에 든 것을 다 보여 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남들이 자기 모습을 보아 주기를 바라는 욕망이 너무 강하고 자제력이 부족한 경솔한 성격 탓에 남들처럼 행동을 삼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일까? 그는 삶과 예술을 가르는 선을 정확하게 짚어 낼 수가 없었다... ...궁극적으로는 타인에게 가까이 갈 수 없는 인간들이었다. 인간으로서 실패했다고까지는 말 못 해도 성공적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저주받은 영혼들. 피가 줄줄 흐르는 혈관을 남들 앞에 다 내놓고 걸어 다니는 상처받은 자들...p207 ...더 중요한 것은 '용서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이다.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용서받아야 한다...p295 ...차가 브루클린 다리를 건널 때 그는 이스트 강 건너편의 거대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사라진 건물들, 무너지고 불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건물들, 사라져 가는 건물들과 사라지는 손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p328
선셋파크, 폴오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