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3일
내일이면 2014년 8월 11일 부터 시작했던 여정이 끝이 난다. 중요한 것 보다 쓸데 없는 것을 기억 잘하는 나는, 입사 일 - 입사 다음날이 생일이어서 입사일을 정확히 기억한다 -, 입사 하기 전에 받았던 연락, 2번의 면접, 입사 첫날 입은 옷, 입사 첫 날 옆에 앉았던 사람의 출근 시간, 입사 첫 연말에 받았던 감사 카드의 문구, 다음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했을때의 풍경, 그 일이 잘 못 됐을 때의 풍경, 정확한 피어리뷰, 가장 아쉬운 순간에 들었던 말, 순간순간 경험 했던 즐거운 기억들, 그리고 아쉽고 슬픈 일들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다.
여전히 무엇하나 자신있게 잘하는가 하면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지만, 이런 사람에게 큰 신뢰와 책임을 맡기고 일을 하게 한 회사에 여전히 감사하고 있고, 새로운 길을 찾는 설레임 만큼이나 아쉬움도 남아 있다. 더 잘했다면, 그때 이런 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은 몇 년이 지나도 쐐기 처럼 박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 한명이 잘 한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작은 것이 모여 더 잘되는 방향으로 됐을지도 모르니 아쉬운 것은 당연하다.
한편으로 구직자로서 올 한 해를 보내면서 많은 기업들을 조사해보고 면접 해보고 만나면서 지금의 회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도 알게 됐고,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푸는 여러 기업들을 알게 된 것 같다. 구직자로서 기업을 보게 되니 기업의 인상은 그 기업이 어떤 문제를 풀고, 나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 하나도 있겠지만, 면접 경험이나 이후 프로세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괜찮은지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면접을 보고 나서 결과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회사는 좋은 인상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의 시간, 서로의 시간을 나눠 쓰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피드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주 정도 쉬게 되었는데 뭘 할까 하다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유럽 까지는 아니고 가까운 도쿄. 여전히 가서 뭘 할지 큰 계획도 없고, 아직까지 짐도 싸두지 않은 상태지만, 뭔가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얼마나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된다. 가끔은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고, 돌아가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는 시기도 있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좋은 것은 여전히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기도 하고, 아직 까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역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아직은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원래 시작점으로 돌아온 느낌이지만, 출발을 한 번 해봤기에, 다시 출발하더라도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생각일 뿐이다.
등한시 했던 - 영역이 좀 달라서 그랬지만 - 것을 다시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다시 보는 연습도 해야하고, 한편으로는 알고 있는 것을 지우는 일도 시작해야 한다. 사회적 자본 없이 정말 온전히 나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어느정도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일단은 좀 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