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input이 많았을 때는 내 글을 쓸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써야만 하는 글’에 매몰되어, 나의 일상적인 일들, 고민들을 풀어놓을 여유가 없었다.
input따위는 없는 지금 (사실 없는 것인지, 지금 내 삶을 이전의 것과 비교하여 비하하고 있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가끔가다 블로그라도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주저리주저리 내 이야기를 쓰고 싶은 순간이 찾아 온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같은 건 할 수 없지. 완벽한 익명이 될 수 없는 곳에,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 나는 부끄럼쟁이니까.
새롭게(?) 만나고 있는 친구 B는 J와는 매우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다. J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나도 모르게 J가 가진 치명적인 그 부분과 반대적인 성향을 가진 누군가를 찾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모든 연애가 항상 그러하듯, 이번에도 역시 약간은 성급했고,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다 (이렇게 적으니 뭔가 문란한 뉘앙스를 물씬 풍기는 데, 그런 것은 아니다). 그 후로 시작된 고민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넌 성격 급한 것 때문에 언젠가 한 번 호되게 당할 것이여. 하지만 고민 실컷 하고 시작했었더라도, 고민이 없었겠어?
불안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지금, 큰 결단을 내릴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결정을 유보하고는 있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급기야 어제는 이 친구의 장점과 단점을 헤아려보았다. 당연히 장점이 더 많지. 하지만 그토록 사랑하던 J와 헤어진 이유는 그의 치명적인 단점(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내가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것)때문이었지 않은가.
나의 시큰둥함에 B는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 아이가 그런 것으로 불안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확신이 없지만, 일단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마음 불편하라고, 불안하라고 일부러 torture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참 못됐다.
이 글도 아닌 글을 마무리 지을 때는 생각이 조금 정리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B에게 명쾌한 답장을 주고 싶으나, 그럴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지.
어제도 우스갯소리처럼 회사사람들과 얘기했듯, 나는 연애할 때 좀처럼 싸우는 일이 없다. 나는 그게 연애자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는 매우 좋은 성향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러한 나의 연애 성향을 들은 한 대리님은 그게 제일 나쁜 것이라며 힐난했다. 아, 그럴 수도 있는 거구나 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내가 다른 사람의 성격을 고쳐가면서 까지(그것이 가능한 것이라고도 믿지 않는다) 힘겹게 맞춰가며 관계를 지속해야하나 싶은거다. 여태까지도 그래왔는데, 굳이 B에게 맞춰가자고 제안해야할 지 모르겠다.
역시나, 결론은 모르겠다 인 것이다....주말까지 조금 더 고민해봐야지..했더니 오늘 금요일이네. time f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