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쓴다'는 가치보다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숨 죽이고 흐느끼는 이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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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쓴다'는 가치보다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숨 죽이고 흐느끼는 이들을 위해서
아빠의 1주기
산다는 게 무엇일까. 지난 1년 동안 매일 아침 눈 뜨는게 싫었다. 그냥 오늘 밤이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그렇게 살았다. 버틴다는 표현도 사치스럽다. 허우적거릴 수도 없었다. 마음은 이미 저 깊은 심연으로 추락했는데, 몸뚱이만 떠있었다. 거의 죽어간 채로 1년을 혼란과 불안 위에서 주체없이 부유했다.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디로 가는가 나는 없었고, 어디에도 없었다. 일년이 지나자 조금씩 감각이 돌아왔다. 살아있구나. 아니, 살아있었구나. 아득했던 정신이 차려졌다.
아침이 오기 전, 가장 어두웠던 시간, 어김없이 두통은 찾아왔다. 잠을 잘 수 없었다. 머리 아픈 느낌, 아니 고통은 지속되었다. 어쩌면 작년, 아빠의 죽음 이후로 쭉.
두통약을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한 시간이 지났을까? 갑작스럽게 조여오는 가슴이 잠을 깨웠다. 계속되는 호흡 곤란과 답답함에 어쩔 줄 몰랐고, 재빨리 물 한잔을 먹었다. 다행이다. 증상은 사라졌다. 찾아보니 약을 먹으며 물을 충분히 먹지 않아서 생긴 증상이라 했다. 그거라면 오히려 다행이다. 아침이 오면 찾아올 아버지의 기일, 아무 것도 모르고 내일을 맞이했던 나의 지난 시간들,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일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내 자신, 이 모든 것이 떠밀려와 나를 호흡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면 어쩌나 싶었다.
최근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일텐데, 오늘은 유난히 밝다.
"어쩌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 사랑했던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고 있는 나의 옛 모습일지도 모른다."
정확한 진단이다.
1. 아빠가 꿈에 나왔다. 도시락을 싸고 있었는데, 일 나가기 전 밥을 먹고 가야겠다며 식탁에 앉으셨다. 나는 얼른 드시라고 밥응 차려 드렸고, 나도 먹으려고 아빠 맞은편에 앉았다. 꿈에서라도 밥 한끼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2. 2026년 봄, 교보문고
3. 더현대 북페어, 상업용 국제도서전 같은 느낌. 신선했다.
4. 책으로만 만났던 김영민 작가님을 드디어 강의로 만나게 되었다. 역시나 명강의, 너무 만족도가 높았던 시간이었다. 멘토가 별거냐, 긍정적인 에너지를 계속 주입받으면 그게 멘토지.
5. 식사와 용돈
6. 거베라(흰색): 순수함과 새출발
7. 나의 ssg랜더스
8. 그리고 오늘 발매될 악뮤의 정규 4집
무언가에 계속 응원 받고 있다는 마음이 든다. 고맙다.
트렌트를 쫓아가지 않는 것이 트렌드다.
제정신으로 살기 어려운 요즘
여전히 텀블러가 좋다.
식탁엔 봄동이 올라왔고, 시간은 그렇게 간다.
집에 가보니 엉망이었다. 엄마는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엄마의 모습, 꾸역꾸역 숨기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드러나는 엄마의 한계가 아팠다. 나는 엄마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의식 없이 피투성이였던 아빠를 껴안았던 엄마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니 아빠의 그늘이 걷히고, 홀로 존재해야 하는 엄마의 세상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의 현실이 깊게 짓눌려왔다. 아침에 일하러 나간 다시 집으로 오지 못했다. 아빠 없는 세상이 얼마나 두려울까.
엄마는 아빠가 죽은 지 8개월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목 놓아 울었다고 했다. 그렇게 울고 싶을 땐 눈물이 안 나더니, 주체할 수 없이 아프고 울었다고 했다.
근황
"우리 모두는 제각기 다르다. 게다가 오늘날에는 어떻게든 자신을 타인과 차별화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자신이 타인과 다르다는 자각이 생기면 어리석게도 그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근본적으로는 서로 일치하기를 좋아한다. 실제로 우리 일부는 여전히 일치를 꿈꾸다. 타인과, 더 나아가 이 세상 모든 타인과 이루는 조화를 꿈꾼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44p
다시 크리스마스, 2015년
다시 크리스마스, 2016년
다시 크리스마스, 2017년
다시 크리스마스, 2018년
다시 크리스마스,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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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크리스마스, 2022년
다시 크리스마스, 2023년
다시 크리스마스, 2024년
다시 크리스마스, 2025년
goodbye.
내 도파민이자, 위로처
우리의 시간을 송두리째 앗아간 아빠의 죽음, 3개월이 지났다. 그래도 시간은 가는구나 싶다. 준비할 수도 없었던, 갑작스러운 사고로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난, 아빠의 부재를 난 아직도 적응할 수 없다.
슬픔도 잠시, 남겨진 우리는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아빠가 남겨 놓은 건, 부재만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문제는 우리의 목을 조금씩 졸라왔다. 이러다 다 죽겠다 싶었다. 낙심과 절망, 배신과 아픔 이젠 뭐가 남았을까 싶다.
그렇게 시간을 흐르고, 조금씩 숨통은 트였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건, 아빠의 그리움이었다. 아빠가 꿈에 나올 때마다 나는 눈물을 흘렸다. 살가운 아들은 아니었지만, 막내 아들이 어리광 부릴 때마다 무심코 던져 준 아빠의 작은 미소가 생각난다. 그게 빈틈을 비집고, 가슴을 후빈다.
아버지 죽음 후, 나는 제대로 애도할 수 없었다. 살아야 하니깐, 슬픔에 무너질 수 없었다.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터널 앞에, 넘어야 할 일들이 산적하다. 하루하루가 버겁다.
이 문장이 와닿는다. “단지 가없는 매일매일을 슬픔 속에 살아야 할 뿐 아니라, 날마다 슬픔 속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매일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C.S 루이스, 헤아려 본 슬픔”
오늘은 아빠가 많이 보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기일이 더 기억되기에 마지막이 될 생신 축하해요.
시간이 지나길 바라면서, 내심 꼭 잡고 싶은 내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