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후기 : 스페인 문화탐방 (축복받은 지중해의 장녀)
스페인 문화탐방 시리즈는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높은 퀄리티의 강의이다.
어떤 나라의 식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때, 그 토픽을 단순하게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 명명하지 않고 어떤 나라의 음식'문화'이야기라 하는 것은 이 화제가 그 지역사람들의 역사, 세상을 담고 있지 않고서는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강의는 축복받은 지중해의 땅, 스페인의 음식문화에 대하여 깊이있게 말해주고 있다.
내용에 우선하여, 일단 무엇보다도 강의 자체가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보는 사람들에게 강의라는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듯 하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좀 더 깊이있어진 듯한 느낌의 포맷으로 일반인들이 훨씬 덜 어색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계화와 지역화, 그리고 이 둘의 혼합형태, Glocalization이 스페인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와 같은, 문화현상에 대한 분석과 함게 그리고 인종과 문화적 면에서 혼종을 보이는 스페인의 역사적 지리적 특징이 음식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잘보여주고 있는 강의이다.
스페인 음식문화의 특징에 대한 전반적인 개괄부터 한 후 와인에 대한 강의로 들어가는데, 실제 본인이 관심이 있었던 부분은 와인이었지만 처음 부분에서의 개괄이 예상외로 매우 알차고 거시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고원의 평평한 지대 마드리드에 대한 현지 사진과, 스페인 속 위치까지 지도로 보여주고 있다.
여러 지형, 기후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나라, 스페인에 대하여 설명해 주기 위해 지도와 사진자료를 이용하여 보여주며 동시에 각 지역의 유명한 특징(돈키호테의 지역 라만차, 성지순례의 산티아고... 등)까지 같이 들어주어 '아, 그 곳이 스페인의 이쯤,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사람들의 요리에 대한 태도, 문화, 유명한 요리사, 문학(돈키호테)속의 요리에 대한 묘사 등등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 속에서 조근조근 풀어내진다. 중간 중간 강의의 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진자료들이 계속 사용되어 현장감이 살아났다.
흥미로운 내용들과 현장감을 더하는 사진들이 풍부하게 제공된다.
강의의 중요한 내용은 화면 효과로 보기 쉽게 요약해 준다.
스페인 와인은 우리나라의 된장, 김치와 비슷할 정도로 취급받는 식사에서의 필수품이라고 했다. 오!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스페인 와인에 대한 설명은 아주 깊숙한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와인 산업의 시작과 침체기 재 부흥기 등의 역사부터서, (프랑스에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등의 대표 포도종이 있듯이) 스페인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뗌쁘라니요와 이를 이용해 만든 와인의 대표작들같은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대 이상의 많은 정보가 녹아있는 강의였다.
특히 내 눈을 끌었고 이렇게 블로그 후기에 써 놓고서라도 두고 두고 보고싶었던 정보는 다름 아니라 숙성 기간에 따른 스페인 와인의 분류였다. 생소한 정보를 알기쉽게 정리해주어 눈이 번쩍 뜨였다.
1. 비노 호벤(Vino Joven 갓 빚은 와인, 숙성시키지 않고 1년 안에 출시되는 와인)
2. 끄리안사(Crianza 보데가-양조장-에서 최소 2년간 숙성시킨 와인.
3. 레세르바(Reserva 보데가에서 최소 3년 숙성시킨 경우는 레세르바 Reserva)
4.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 최상급 와인으로 오크통에서 2년, 병에서 3년으로 도합 5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 출시하는 제품)
위와 같은, (스페인만의 독특한) 와인 숙성에 따른 종류 구분에 대한 지식을 들을 수 있었다.
레드와인에 대해서는 위와 같고, 화이트 와인의 경우는 전국적으로는 잘 먹지 않는 편이라고는 한다. 셰리는 일반 와인과 달리 알콜 함량 11-12도 정도인 화이트 와인에 브랜디와 같은 알콜을 첨가하여 도수를 15-18도 정도로 높인 것인데, 스페인 남부 헤레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헤레스'가 유명하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베가 시실리아, 아르따디, 클로스 에라스무스, 알바로 빨라시오스 등이 있다고 한다. 아~!!! 다음에 술을 사러 갔을 때 꼭 체크해야지. 스페인 와인은 프랑스 와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거품이 적고 쉽게 마시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여태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인 중심으로만 와인을 마셔봤었는데, 포도주가 몸에 좋다는 연구들을 익히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값이 비쌌기 때문에 아주 가끔 마시는 정도로만 만족해야 했었다. 맛있는 고기를 먹을 때 앞으로는 스페인 와인을 선택해서 몸도 즐겁고 혀도 즐거운 식사를 해 봐야겠다.
만일 스페인에 갈 기회가 있다면 호세 베닌이라는 와인 평론가의 책을 한 번 보고 꼭 와인을 벌컥벌컥 마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각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요리들에 대한 정보를 보며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을 때 꼭 해야 할 일로, 각 지방 특색이 듬뿍 담긴 음식들을 모두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이 새삼 들었다. 돼지나 소의 부위를 속속들이 이용한 음식들, 더운 지방 시원하게 나기 위해 먹는 음식들, 음식 보관기간이 짧아 발달한 정어리 튀김, 냉국+미숫가루같은 가스파초... 이 음식들이 어떤것인지지만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왜 이런 음식들이 탄생하게 되었는가, 그 어원은 어디있는가까지도 설명을 들어 시중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여행 책자 속 간략한 음식 설명과 그 깊이에서 차별화를 확실히 하고 있는 강의였다.
깔끔한 음식 이미지와 함께 이 음식이 명확히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과 어우러져 생생하게 느껴진다.
음식문화와 관련된 스페인 명소 소개가 이루어지는 섹션과 마지막에 친절한 나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최종 정리 섹션까지 있어 온라인 강의로서 가져야 할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며 강의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스페인 요리와 와인에만 관심이 있어 선택한 강의였는데 생각보다 더 깊은 수준의 스페인 음식문화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강의로, 다른 스페인 문화탐방 시리즈도 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