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Jan.2020 in Seoul station)
<KBS 씨름의 희열> 방청이 쏘아올린 여러모로 다양한 공들 중 하나인 서울 여행과 그 잔상들.
-첫 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다음 날 입을 옷가지를 정리했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과 내일 내가 하려는 일에 맞춰서 짐을 정리하면서 내가 성장했음을 느꼈다. 언제나 정리는 미루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좀 바뀌어가는 과정이다. 옆에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 벌떡 일어나는 엉덩이 가벼운 박사님이 있어서 자극 받았다. 진짜 귀찮은 건 나중에 하는 일이란 걸 알게 된 나의 통찰이기도 하다. 진짜 피곤하고 귀찮은 데 사부작거리는 나를 보며 아주 많이 뿌듯했다. 천천히 이렇게 변해가다보면 남들이 보기에는 부지런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난 여전히 나를 게으른 사람으로 여기겠지만.
-편지를 쓰고 싶었다. 실은 귀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각을 했다. 거리가 멀어지면, 자주보기 힘들어지면 내가 너무 아플 것 같은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고 가야할 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느 날은 네가 없을 나를 걱정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가도 어느 날은 네 덕분에 내가 이만치 성장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한 친구에게 전할 말을 고민하던 중 또 편지를 써야할 사람들이 생겼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많이 행복한 사람이 됐습니다. 더욱 감사한 점은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될 지 어렴풋이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지만 어떻게 잘 닿을지 고심한다. 운이 잘 풀리는 징표라며 사주에서 말한 귀인이 당신이라고 해야할까. 기억 남는 얘기들을 정리해서 전해드릴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가 독서량 부족이라는 매우 합리적이고도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조금의 여유가 있으니 더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래도 결론이 안나면 투머치토커 답게 양으로 승부하지 뭐.
*그래서 정리하는 쓰고 싶었던 몇가지
1. 너랑 일해서 너무 즐거워. 일하는 게 아니라 노는 것 같아.
2. 오늘따라 왜이리 귀엽니.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게.
3. 잘 먹었다.
4. 귀걸이 하고왔더라. 잘 어울리네
5. 몇 명 안되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
6. 책임을 생각하고 맺는 관계, 그걸 넘은 관계.
7. 우리가 어떤 인연인데 끊어지냐. 절대 안 끊어져. (이 말 생각하니까 다시 울컥하네)
-편지를 쓰려고 원고지 노트를 샀다. 실은 원고지에다가 글을 쓰고 싶어서 귀국한 후에 친구한테 갖고 싶다고 했던 물건이다. 근데 사지는 않고 내 얘기를 기억하고 어디서 판매하는 지 알려준 친구에게만 감동 받은 추억이 있던 물건이다. 원래는 서울에 특징이 담긴 예쁜 엽서를 사고 싶었는데 별로 특색있는 게 없어서 엽서에 편지쓰기를 단념하고 다른 방식을 찾다가 떠올린 게 원고지였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살까 핫트랙스 가서 살까 고민하다가 인터넷 서핑을 요리조리 하면서 가장 저렴한 곳에서 샀다. 같은 물건 다른 가격이더라. 그리고 그 가격이 방문해서 사는 가격(제품 가격 + 유류비)과 비교해서도 저렴해서 매우 뿌듯해 하는 중이다. 이것도 부지런해지는 징표인 듯 하다. 인터넷 쇼핑도 세상 대충했는데 이젠 성심성의껏 한다.
- ‘어떻게 하면 잘 정리할 것인가’. 근래의 가장 큰 주제다. 자기 경영이라는 말을 써도 어울리고, 자기 관리라는 말을 써도 잘 어울린다. 나를 정리하고 분류하여 어떻게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지 고민하는 중이다. 내 상념을, 독후감을, 가계부를, 공부 계획을, 아이디어를, 하루의 계획, 소비 경험을 잘 가다듬어 이용할 수 있을까. 일단 해보면서 터득해야하기 때문에 나만의 방식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남들이 하는 방법은 다 따라하는 중이다. 가계부도 써보고 구글 시트도 써보고 다이어리, 캘린더 어플 등등 일단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해보는 중이다.
*그래서 정리하는 어플 후기
1. 에버노트 : 현재 가장 주력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어플. 핸드폰 입력과 아이패드 입력이 함께 되는 점이 가장 강점. 큰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더 세세하게 분류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게 좀 아쉽다.
2. Flexcil : 토론대회 준비와 학기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한 어플. 필기용으로는 아주 좋은 데 공부나 메모에는 어떻게 사용할 지 아직 체계가 안 잡혔다. PDF 파일에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할 수 있는 게 강점. 레시피 정리에는 다양한 색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버노트보다 좋다.
3. Money Cat : 대강 아이패드 구글링을 하다 오늘 찾은 어플. 아이패드 기본 언어 설정이 영어이다보니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일단 해본다.
4. Google sheet : 엑셀이랑 큰 차이를 못 느끼겠는데 오랜 시간 누적하려면 엑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다운 받았다. 구글 계정 연동과 무료인 점이 가장 큰 메리트. 다만 마우스가 없어서 그런지 좀 불편하긴 하더라.
- 헬린이 약 한 달차. 몸무게는 큰 차이가 없이 아주 미미하게 줄었다. 근량은 약 100g이 증량됐고 지방량은 약 300g(400g인가)이 줄었다. 되게 미미해서 실망했는데 트레이너 선생님이 폭이 크지 않아도 아주 정석대로 잘 하고 있는 거라고 여기서 좀 가속을 하려면 운동 시간이나 양을 늘리면 된다고 칭찬해줬다. 진짜 세상 먹을 거 다 챙겨먹고 다녔는데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이런 변화가 생긴 게 참 신기했다. 세상 모든 게 욕심나는 편이지만 내 몸에 대한 욕심을 점점 내기 시작한다. 오늘 또 스쾃을 했는데 기구 스쾃을 하면서 내 자세가 안 좋다는 걸 다른 트레이너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됐다. 나 스쾃 자세 좋은 줄 알았는데 좋지 않았다는 점과 내가 허리 근육이 약하고 고관절 균형이 맞지 않다는 게 좀 충격이었다. 허리 근육을 키우고 정확한 운동 자세를 익히는 걸 이번 달 목표로 정해야겠다.
-요즘 사람들 맛있는 거 많이 먹이는 캐릭터에 심취해서 살았는데 슬슬 자제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식단 조절을 시작하기도 했고 선배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랄까. 옛날에는 놓쳤거나 무시했을 부분인데 이제는 신경쓰는 나를 보며 또 나는 내가 대견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썩 나쁘지는 않다. 감정이 메마르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그 결을 잘 살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겸사겸사 나도 식이 조절 좀 해야지.
-나란 투머치토커는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다 조합이 너무 위험하다. 시간이 뚝딱 가버려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