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 본 사람을 원할 수도 있는지 물었는데, 너는 돌을 금으로 만들려고 애쓰던 옛날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내내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곱씹게 되었다. 나는 가끔 내가 거대한 솥에서 끓고 있는 낙엽 같아.
(…)
너만 알고 있어,로 시작되는 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들려줄 비밀이 없어서.
비밀이 없다는 건 조금 슬프고 조금 안심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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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가 커다란 동물 속에 살고 있는 작은 세포들 같다고 느꼈다. 사람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알고 있니. 어쩌면어쩌면어쩌면으로 시작되는 질문들과 가정 들. 사는 것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데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살아도 될 것 같아서. 내가 모르는 세계의 규칙이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런 것을 믿는 힘을,
비웃으면서도 은밀히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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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기만이고 나의 특기는 절망이다. 혹자는 나를 보고 할 줄 아는 게 절망뿐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절망이 아니라 절망이 도래하는 길인데, 왜 모를까. 진짜 절망뿐이라면 단 한 마디 절망이라고 쓰면 될 텐데.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너는 갑자기 조용해진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사람. 아주 조금씩 움직여 결국 태산을 들어 올리는 사람.
모든 것을 메타포로 말하려는 네가 싫다
네 이름을 전부 지웠어
네가 오해할까 봐
(…)
예전에는 사랑은 잿더미를 뒤지는 손이라 썼는데, 이제는 타오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