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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의화해
작업하다가 달려온 꼼수비언....빠른 시일내로 추가하겠습니다
이번주 안식일 사용합니다 ^-^
발송된 기억에 대한 답장
발송된 기억에 대한 답장
경아야 안녕!
받은 편지에 이제야 답장을 써. 나는 너처럼 속에 있는 생각을 말로 멋지게 정리하지 못하지만 마음을 봐주라..
우리 둘이 찍은 사진 드디어 인화했거든. 저 날 너와 실패에 대한 태도를 얘기를 하면서 옷을 엉망진창으로 입었던 날이야. 저 사진 찍고 나서도 그랬고 내가 혼자 신나게 얘기한 뒤에 네가 짓는 표정이 있는 거 아니? 그러고 나서 조금 뒤에 편지로든 메시지로든 네가 그 당시에 그 표정을 지으며 했던 생각을 듣는 게 나는 재밌고 좋아.
그리고 삼키는 것과 우울과 패션에 대해서 또 다른 것 말인데, 내가 요 근래 상담받았다고 했잖아. 그때 상담 선생님이 해 준 말이 생각났어. 사람이 마음에 옷장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그 옷장에 계절이 지나 먼지가 앉은 채로 오래된 옷들을 몇 년씩 쌓아놓은 사람이 있는 거야. 먼지 냄새에 열기도 싫어져서 몇 년이고 닫아만 놨던 옷장 말이야. 그 정리는 결국 내가 해야 하는 건 맞는데 옆에서 같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이게 버릴 옷인지 아닌지 들여다 봐주고, 먼지를 함께 팔팔 털어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고. 그런 것들이래. 나는 그 말을 듣고 네가 생각났다. 네가 울지도 못하겠는 표정으로 옷장 문을 쥐고 서 있으면 내가 먼지털이를 가지고 나타날 수 있길.
물론 너랑 나 둘 다 먼지 알레르기가 심하게 있어서 재채기를 온종일 하겠다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들었음.
또 편지할게!
언발란스 룩이 끝장나게 잘 어울리는 주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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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야 안녕! 잘 지내지?
나 여기 도착한 후로 정말 배 터지게 먹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게 대부분이어서 외식보다는 마트 가는 게 재밌어. 싼 과일들이랑 이상한 맛의 음료수랑 과자를 다 맛보고 있어. 탐폰 구경도 얼마나 재밌는지! 어제는 언니와 머무는 숙소 냉동실이 고장 나서 신나게 사온 아이스크림을 각자 세 개씩 다 먹어야 했어. 여기 도착한 직후에 며칠은 새벽에 깨서 경아 너처럼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을까 했는데, 시차 적응의 일부였는지 지금은 언니랑 번갈아가며 늦잠 자고 있어.
카페에서 패드로 일기를 쓰는데 언어가 다르니깐 글씨가 커도 아무도 못 읽겠단 걸 깨닫고 나니 좋더라. 여기는 비가 들은 대로 자주 오고 비둘기가 한국만큼 많아. 네가 내일을 준비하며 잠에 드는 시간에 아직 나는 그 전날이라는 게 조금 쓸쓸했어. 거리보다 시간차가 더 멀리 느껴지게 한다.
나 음식 앞에선 정신이 팔려서 깜빡하고 사진을 못 찍고 몇 입 먹다가 생각나곤 하는데 네가 편지에 한 말이 떠올라서 언니에게 다 식겠다는 핀잔을 들으면서 열심히 찍었어. 내가 편지 쓰다가 쳐다보니깐 너에게 자기 욕을 하지 말라며 옆에서 웃고 있어. 아무튼 눈치는 어떻게 저리 빠른지....
레고 뚝딱이 경아가 벌써 보고픈 주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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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 네 편지는 편지 봉투에서부터 편지지까지 나 경아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른 편지 섞여도 금방 솎아낼 수 있어. 그래도 정다우니 지금처럼 이름은 꼭꼭 붙여줘.
엄마 얘기에 축축하게 울었다가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게 생각나서 금방 눈물을 닦고 건조한 표정을 지었어! 언니도 같이 나온 걸 지금 봤다...
사막 한가운데서 건조하게 경아를 사랑하는 주연이가
+골동품 가게에서 낙타 모양 조명을 샀어. 얼른 너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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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야,
도착해서 제일 먼저 장롱 서랍에 포스터를 꺼내서 한쪽 벽에 붙이고 점심에 네가 만든 순두부를 언니랑 후후 불어서 먹고 있자니 웃음이 나오더라. 맛있을 거라 호언장담 하던 네가 생각났어. 그리고 정말로 맛있어서 언니랑 나랑 두 공기씩 먹었어..
좋은 글을 쓰는 날엔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말이 어떤 의민지 알 것 같아. 나에게 네 글은 항상 좋은데, 너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니깐.
나는 그래도 너와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지만 경아 너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도 보일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받은 이 따뜻한 느낌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거든
우리 저녁 맛있는 거 먹고 오늘 꼭 밤새워서 떠들기야.
저녁은 내가 살게. 이따 보자,
주연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