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랐고, 내 손에 쥐고 있던 오만원권은 삼만오천육백오십원으로 쪼개어졌다. 삽십분이 금방 지나가다니 미친거 아니야? 그삼십분안에 삼분오십삼초동안 지디의 노래가 나왔다. 지디의 하이톤 목소리는 길을 가다 니남잘봤어 아이톨쥬를 말했고 나도 모르게 따라부르다 노래가 멈췄고. 머리칼 하나를 이빨하나로 물어뜯었다. 지하철을 타자. 기본운임권 천팔백오십원을 내서 삼만삼천팔백원이 남았다. 보증금 오백원을 받아야지 생각했다. 한구간당 삼분. 그렇게 대충 백팔십초의 시간을 지낸다. 나는 다섯정거장가는거니까 대충 이천칠백초를 쓴다. 가는동안 삼분내지는 사분짜리 노래들을 들었다. 비욘세의 써머타임은 써머타임때 그대같은 사람을 처음이였고 그대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싶다. 라는 달달한 노래였다. 어디선가 지하철이나 비행기에 왜 창문이 생겨났는지 하는 글이 생각이 났다. 내가 아무것도 안보이는 지하철의 무표정 창문을 보면서 캄캄한 탐험속 써머타임을 꿈꾸고 있으니까. 삼분은 끝났고 나는 내리고. 오백원을 받고. 서점으로 갔다. 이미 내가 보고싶었던 책의 페이지는 백육십이쪽. 그 페이지를 읽는데 할애된 시간은 칠분사십사초였다. 칠분사십사초동안 나는 글자를 통해 인간은 왜 창문이 필요한지 읽고야 말았다. 그사이 머리카락은 영점영영영일밀리미터 자랐고 나는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다가. 탯줄을 자르듯 끊었다.
2.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의미 없이 숫자를 세 번 반복해지면 마음이 편해진다. 스스로 말 한다. 세번을 말해서 마음의 안정이 온다면 부끄럼 없이 스스로 위로하듯 말한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숫자 한번을 머릿속에서 되뇔 때마다 입으로 숨을 크게 내 뱉는다. 숨도 정확하게 아홉 번이 나와야 한다. 숫자를 세 번 세고 숨을 아홉 번 내 뱉어도 한없이 불안할 때가 있다. 그러면 삼의 배수로 이 의식을 다시 한다. 이런 행동을 난 일 년에 세 번 한다. 사월, 팔월, 십이월. 사월에는 총 삼일씩 반복하며 하는데 다행히 사월은 삼십 일이라 삼일에 한 번씩 한다. 첫 번째 반복에선 나의 불안함을 달래며, 두 번째 반복에선 나의 외로움을 달래며, 세 번째 반복에선 이 의미 없는 행위는 의미 있다고 위로하며 나를 위로 한다. 어느새 난 문을 세 번씩 똑똑똑 두드리고 물을 마실 때도 물을 꼴깍 꼴깍 꼴깍 마시며 휴대전화기 비밀번호는 삼삼삼삼으로 해야 마음이 편해졌다. 의미 없지만 날 위로 해준다면 부끄럽지 않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