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갔을 때, 진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의미부여 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사이공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그런 곳을 한 곳 만들어냈다. San Art는 사이공 아트 투어에도 꼭 포함되어 있는 곳이다. 아, 사이공 아트 투어를 말하게 되니, 괜시리 한 사람이 생각난다. 그 사람은 사이공 아트 투어의 가이드인 30대 초중반의 백인 남자인데, 대화를 해본 적은 없어서 이름은 모른다. 그 사람은 내가 갔던 곳마다 항상 그 모습을 드러냈다. 파인아트 박물관, 고미술 거리, 그리고 산아트까지 아트와 관련된 곳에서는 늘 우연히 마주쳤고, 산 아트에서는 목례까지 하게 되었다. 늘 열정적으로 설명하거나,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남들에게 알려주거나 전달할 때 행복해하는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그 사람은 여과없이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암튼, San Art의 7번째 전시는 공안의 허가없이 6군의 한 고급 레지던스의 로비 층에서 이뤄지고 있었는데, 난 무려 20여분 동안 차를 타고 그 레지던스에 도착하게 되었다. 허허벌판에 레지던스만 우뚝 서있었고, 거기 로비에서는 백인 가족들이 베트남 가정부와 뛰어놀고 있었다. 난 그 곳에서 전시회를 관람했고, 썩 성에 안 차는 전시였지만, 그냥 그 곳에 있는 것이 너무 즐거웠고 산뜻했다. 특히, 응우옌 왕조의 자손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그 사람들의 옷을 해체해서 보여주는 전시가 인상 깊었다. 아무리 휘황찬란했던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어도, 결국에 살아가는 인생의 주체는 “나”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응우옌 왕조도 슬픔을 간직한 왕조인 것 같다. 하긴, 그 어떤 왕조가 슬픔이 없겠냐만은…그리고 일본인들은 변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