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늘 하고 싶은 선택은 많지만 결국 자신이 할 수밖에 없는 선택과 해야만 하는 선택으로 삶은 나아가게 된다. 나아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불안과 세상의 지진은 멈추지 않는다. 남는 것이 있다면 선택에 순간과 그 순간의 우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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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cheol
우리의 삶에서 늘 하고 싶은 선택은 많지만 결국 자신이 할 수밖에 없는 선택과 해야만 하는 선택으로 삶은 나아가게 된다. 나아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불안과 세상의 지진은 멈추지 않는다. 남는 것이 있다면 선택에 순간과 그 순간의 우리뿐이다.
나는 자기 자신을 속인 것이다. 자기의 영광을 더욱 빛내기 위해서 위험한 지경에 빠진 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인즉 나는 단 한번도 유혹에 정신없이 끌려간 적이 없다. 나쁜 소문이나 안 날까 무척 두려워했던 나는 오직 나의 훌륭한 행동을 통해서만 남을 놀라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고는 그런 안이한 승리를 스스로 마련하고는 자기의 성질이 착하다고 혼자 믿어 버린 것이다. 그 성질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모두들 칭찬이 자자하겠지. 혹시 나쁜 욕심이나 나쁜 생각이 떠오른다 해도 그것은 으레 밖에서 온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일단 내 속으로 들어오면 당장에 기운을 잃고 시들어 버린다. 나는 악이 발붙이기에는 나쁜 땅이다. 착한 연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애써 노력하거나 스스로를 억제할 필요 가 없었다. 다만 새로운 수작을 꾸미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관객으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자기의 역할에만 신경을 쓰는 배우와 같은 그런 으뜸가는 자유를 나는 누리고 있었다. 남들이 극구 칭찬하는 것을 보니 나는 분명 훌륭한 인간이다. 만사가 잘 되어 가는데 군말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남들의 입에서 내가 잘생겼다는 말이 나오면 나 자신도 그렇게 믿어 버렸다.
장 폴 사르트르 - 말
라멘 속에도 가득 들어차 있는 인생의 지론
오사카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었다.
우연치 않게 알게 된 이 가게는 할아버지의 허리가 굽은 만큼 많은 세월의 변곡점이 지난 것 같은 느낌이었고 더 이상 관리와 정리가 안돼서 이게 사장님의 한계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한계는 체력적인 부분과 건강을 생각하는 부분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가게는 그로 인해 청결하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오히려 불쾌하기보다는 음식이 꼭 맛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마저 들게 했다. 내가 주문한 토마토 치킨 스파게티는 냄비와 튀김용 프라이팬 그리고 면을 삶는 큰 육수통을 오가며 할아버지의 속도로 분주하게 만들어주셨다.
가스렌인지가 있는 맞은편 주방의 벽면은 내가 보이지 않는 높이라 작은 체구의 할아버지가 그 속으로 쏙 들어가시면 무엇을 하고 계실까 훔쳐보고 싶은 귀여운 마음도 들었다.
그렇께 꽤 긴 시간이 지나고 작은 그릇에 담겨온 샐러드와 함께 스파게티가 나왔고 스파게티의 맛은 내가 먹어본 것 중 최고였다! 물론 먹어 본 것이라곤 학교에서 급식으로 나오던 것과 이름만 스파게티인 컵라면뿐이지만 모든 것을 제쳐놓고 스파게티 자체가 너무 맛있었다.
삶은 면 위에 토마토소스 그리고 치킨!
파스타처럼 팬에서 대부분의 재료가 함께 만들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만들어져 한 접시로 모였을 뿐인데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스파게티를 다 먹을 즈음 다찌에 놓여있던 바나나로 시원한 과일주스도 한잔 만들어주셨다.
그렇게 모든 음식을 먹고 나서 계산할 때 내가 지금껏 먹었던 스파게티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말씀드리자 크게 웃어주셨고 그 바람에 마스크가 반쯤 내려가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다시 한번 웃으시며 정말 고맙다고 꼭 다시 오라고 말씀해 주셨고 나 또한 꼭 다시 오사카에 오면 이곳부터 오겠다고 말했더니 나가는 가게 문틈 사이로 ‘またね’ 라며 마지막 귀여운 인사가 다시 들려왔다.
책임있는 행동은 이성을 예민하게 갈고닦음으로써가 아니라, 도리어 타인의 고통과 행복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우리의 감정을 예민하게 갈고닦음으로써 가능해진다.
데이비드 흄
오늘이 최선이었고 오늘이 위안이었으며 그런 오늘들이 항상 반복되었다.
좋아하는 영화에 좋았던 책 구절이 나왔음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것이 참이라는 것을 명석하고 판명하게 인식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참이라고 간주해서는 안된다.
데카르트
욜렌테: 왜 말이 없어?
프랭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알고 있었어”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거야? 내가 짐작 했었다고? 나는 이제
할 말이 없어.
욜렌테: 왜 화내지 않아? 왜 소리 지르지 않아? 당신은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깨부수고, 나를 한 대 치려고 해야 해.
프랭크: 내가 당신을 때리길 바라는 거야?
욜렌테: 아니.
프랭크: 내가 그냥 당신을 협박하면 좋겠어?
욜렌테: 그러면 적어도 당신이 뭔가를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
프랭크: 내가 아무 것도 못 느끼는 것 같아?
욜렌테: 당신의 기분이 뭔지 알아. 알 것 같아.
프랭크: 그걸 드러내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꽃병을 깨면 당신이 우리의 삶을 망친 사실이 명백하게 증명이 돼? 우리한테 도움이 되냐도? 꽃병을 깨야 내가 조금 더 인간적인가?
소프루
어쩔 작정으로 저렇게 퍼렇냐. 하루 온종일 저 푸른 빛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오직 그 푸른 것에 백치와 같이 만족하면서 푸른 채로 있다.
여백
다른 많은 경력에서도 그렇겠지만,
한 작가의 경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이런 것 들입니다.
종종 사소하고 추레해 보이는 순간들이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전환점은 조용하고 은밀한 계시의 섬광입니다. 그런 순간은 종종 멘토나 동료의 인정도, 팡파르도 없이 그냥 옵니다.
그 순간은 종종 그보다 더 요란하고 더 긴급해 보이는 요구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때로 그 순간은 기존의 지혜와 상반되는 듯 보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온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순간은 당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 가고 말 테니까요
가즈오 이시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