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뾰루지
혼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눈에 안 띄려고 발버둥 친다.
나의 이런 발버둥이 누군가의 눈에는 더 띄었겠지.
그래서 이런 결과들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전에는 다 내 잘못으로 돌리면 마음이 참 편했는데, 이젠 그러기엔 내 그릇이 너무 좁고 깊다.
그저 나는 아무에게도 사랑도 위로도 도움도 받고 싶지 않았다. 대신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나를 모르는 척해주길. 못 본척해 주길. 나에게 다가오지않기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게 더 눈에 띄어서 호기심을 자극했을지도 모르겠다.
얼굴에 큰 뾰루지가 났었다. 화장으로도 가려보고 살색 패치로도 가려보고 했지만
성난 뾰루지 속의 아픔은 가라앉아지진 않았다.
내 속에 눌러진 성남이 그 작은 뾰루지를 통해서 나온 건 아닐까.
근데 난 그걸 또 안 보이게 꼭꼭 숨기려고 했으니 얼마나 속이 곪았을까.
그 뾰루지가 사라지는 데는 엄청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내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적응하려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인제야 그 뾰루지가 사라지니 다른 쪽에서 또다른 뾰루지가 생겨난다.
너에게 나의 이 성남을 다 던졌으니 너는 10가지 중에 마지막 10번째였기 때문에 억울할 수도.
하지만 그냥 너와 이 공간에서 아직 내가 있는 거로 네가 나에게 준 상처를 미세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너는 내가 쉽게 말하지 않을 성품이란 걸 알았고 너는 내가 모질지 못한 사람이란 걸 알았고 너는 내가 누구보다도 외롭다는 걸 알았고 너도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나에게 애정을 느꼈다는 걸 알았고 나도 네가 진심이란 걸 알았고
나는 그 말이 너의 진심이란 것에 너무 화가 났다. 정확히 말하지만 넌 나를 알면서 그렇게 했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