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하마키네 ver
오늘 전력주제가 하마키네여서 생각난거.... 이상의 날개를 하마키네로 각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써낸겁니다. 헤헷 대지각이라 전력글은 아니네요 (귀후비) 이건 당연히 각색이니까.... 약간 하마님이 키네 세뇌시키고 자기마음대로 다루는 상황 ㅡ 이라 생각하면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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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검은 커튼으로 모든 종류의 빛이 차단 된 작은 방에 마치 체스판을 연상시키는 침대와 방 중간을 지키는 흑갈색 테이블 하나만이 놓여있었고, 나는 항상 하던 대로 침대에서 기계적으로 일어나 이불을 갠 후에 책상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밤에 잠을 설친 덕분에 몸은 무거웠지만, 정신만큼은 마치 약물을 투입 당한 듯이 청명했다. 다시 잠들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반항하는 몸을 끌고 내 방이 되는 곳을 나서 밖을 향해 나아갔다. 나를 맞는 익숙치 않은 백색의 방, 그의 방이었다. 나와 같이 살아가는 자의 방.
나는 그를 잘 몰랐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가 모든 것이었다. 내 기억의 시작, 그곳에 그가 있었다. 내 손을 향해 그의 마디를 뻗어 섞으며, 입을 맞추고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그래서 결론지었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었나 보다고. 더 이상 의문을 가져봐야 무엇하겠는가. 한숨을 쉬며 나는 이 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여러 물건들을 건드려 보았다. 그가 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나의 움직임을 제약하지 않았으니.
백. 白. 무엇이던지 주인을 닮는다더니, 이 곳도 그를 닮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티끌 하나 없는 이 공간은 나의 머리를 백지같이 만들었다. 묘한 평온함과 공허함으로 나를 가득 채우며 잡념을 지워주는 장소. 침대, 창문, 커튼, 책상. 그런 무의미한 것들에는 관심도 주지 않은 채 주변을 훑다 나의 시선은 한 서랍장을 만나자 멈췄다. 마치 끌리듯이, 나는 그 가구 앞으로 나아가 앞에 주저앉고 보이는 선들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나이테. 이 나무는 얼마나 존재했는지 알 수 있지만,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무엇이었던 걸까? 나는 뭐였던 걸까? 그런 잡스러운 말들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공간의 특성 덕분인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그것들이 모두 내 머리를 떠나갔고, 나는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다시 캐비닛에 집중했다. 내 손이 튀어나온 부분에 감겼고, 나는 힘을 주어 그것을 열었다.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미끄러져 나오는 한 문. 그것이 숨기고 있었던 물체를 손으로 낚아채 내 앞으로 끌어왔다. 빛을 향해서 미확인 물건을 들어낸 후에, 여러 각도로 비틀며 관찰했다. 당최 정체를 알 수가 없는 희한한 물건이었다. 인생 내내, 이런 물건은 본 적도 없었다. 팔 둘레 정도 되는 얇은 금속 띠로 만들어진 팔찌…? 그 사이에 붙어 있는 이상한 물질은 묘한 주황으로 빛나고 있었다. 난 그것을 들어 내 팔에 한번 장착해보았다. 아무런 변화도 있지 않았다.
잠시 떠오른 내 흥미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수그러들었고, 나는 물체를 다시 제자리에 집어넣은 후에 다시 모험을 떠났다. 이번에는 다른 화장대, 인 곳에 멈췄다. 여러 약병들과 화장품, 그런 것들이 위를 가득 채워 나무를 가려버릴 정도였다. 나는 그 중 하나를 낚아챘다. 바다를 담은 듯한 묘한 푸른색. 그의 눈동자 같았다. 나는 이것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결심을 하고 뚜껑을 열었다. 칙. 한번 소리를 내며 병은 공기를 익숙한 향기로 가득 메웠다. 모를 리가. 그가 쓰고 다니던 퍼퓸이었다. 눈을 감고, 나는 코를 찌르는 감각에만 집중했다.
다음으로 내 눈이 멈춘 것은 ㅡ 유일하게 이 곳에서 흰색이 아닌 것, 그의 코트. 느릿하게 다가가 나는 옷가지를 낚아채 얼굴을 묻었다. 아까의 그 퍼퓸이 나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그, 그라고밖에 말 할 수 없는 그의 고유의 채취가 느껴졌다. 그의 무릎을 베고 나긋하게 눈을 감았을 때 나던 그 냄새가. 나는 그것을 즐기며 흥얼거렸다.
내 집중력은 감탄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에조차 난 곧 권태를 느끼고 다시 있던 곳에 내 손에 들린 천을 돌려두었다. 툭, 옷가지에 그것을 걸자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종이조각이었다. 나는 그것을 주워 펴보았다. 지폣조각. 나에게는 의미 없는 것이었다.
의미 없다… 나는 내 손에 쥐여진 꼬질꼬질한 종이와 문을 반복해서 바라보았다. 새로운 감정, 모험정신이 나를 가득 채웠다. 그도 집에 없었다. 문의 잠금 장치는 풀려 있었다. 나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발을 떼어 여태까지 도전하지 못했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갔다.
밖… 칙칙한 곳이었다. 기억하던 그대로. 가끔씩 지루하다 말하면 그가 밖을 구경시켜 주었을 때에, 보았던 그런 곳이었다. 서울. 숨막히는 매연과 하늘을 가리는 타워들이 내 시야를 가로막았다. 평소라면 지체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 몸을 사렸겠지만, 오늘은 이상한 감각이 내 머리를 자극해대었다. 처음으로, 가슴이 뛰었다. 나는 내 손에 들린 지폐를 꽉 잡고, 멀리로 뛰어갔다.
멀리, 멀리 뛰어나갔다. 풍경을 둘러보며, 사람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나는 하루를 보냈다. 손에 들린 지폐는 주머니 깊숙이 숨겨두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결심하고 카페에 들어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하게 주문이 나왔다. 아메리카노에 시럽추가. 그렇게 받은 커피잔을 꽉 붙들며 목표 없이 주변을 서성였다. 내 손에 쥐인 따뜻한 액을 한 모금 마셨다. 알싸한 카페인의 감촉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뱃속을 따뜻하게 채웠다. 나도 모르게, 행복한 한숨이 나왔다. 나의 숨은 주변의 공기를 데워 김이 서리게 했다. 새로운 감각이었다. 내가 세상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그렇지만, 나쁘지 않았다.
커피잔을 처리하고, 남은 돈을 꽉 쥔 채 나는 내가 있어야 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 곳에는, 그가 있었다.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자 마자, 나에게 달려와 나를 그의 품 안에 가뒀다. 어디 있었어요. 걱정했잖아요. 달콤한 말들이 나를 적셨다. 나는 눈을 감고 내 몸을 그에게 맡겼다. 오늘은 신비로웠지만 ㅡ 나에게는 지치는 경험이었으니.
힘들어요?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나를 들춰 매고 그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을 보자, 나의 머리는 자동처럼 다시 백색으로 물들었다. 뿌옇게 안개가 끼듯이 말이다. 나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얼굴을 푹 묻었다. 아까의 채취가 그대로 묻어나왔다. 더 강하게. 나는 약하게 웃으며 팔을 내렸다.
피곤하셨겠네요. 약 드릴 테니 오늘은 푹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샤워부터 하시고 말이죠. 나는 그의 말에 끄덕였다. 따뜻한 물이 내 몸을 덮는 감각은 언제나 좋았으니. 그를 맹목적으로 믿고 나는 그가 인도하는 대로 내 움직임을 결정했다. 작은 알약들을 목 뒤로 넘긴 후에, 따뜻한 솜이불이 온 몸의 세포를 덮었다. 나른한 기분이 내 의식을 차차 죽여갔고,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깼다, 일어났다, 깼다, 일어났다를 수만번 반복했다.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는 지는 ㅡ 나도 모른다. 중간중간에 깼을 때의 기억들이 파편처럼 조각나 나를 찔렀다.
이상한 사람들이 그의 방에 들어왔었다. 알수없는 사내들이 블랙 슈트를 쭉 빼어 입고, 팔을 꼬며 그와 심각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물, 물을 외치며 멍하게 문을 열어 나는 그를 응시했고, 나는 그때 그에게서 본 적 없는 표정을 보았다. 분노. 그는 화나있었다. 나는 그의 반응에 당황하며 눈을 휘둥그래 떴고, 그는 다른 사람들을 손으로 내치며 나에게 다가왔다. 뒤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가 나의 머리를 감싸 안은 후에는 그냥 잠들었나 보다.
하품을 했다. 오랜만이었다, 이런 감각은. 흐릿하던 의식이 조금이지만 빛을 찾았다. 이 틈을 타 나는 자리에서 스프링마냥 튀어나와 겉옷을 걸쳤다. 나가고 싶었다. 전의 느낌에 다시 한번 심취하고 싶었다. 다행히도 옷 주머니에는 동전들과 지폐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뛰쳐나가려 했다. 그 전에 그가 책상 위에 올려둔 약통을 잡았다. 진통제라 했다. 돌아다니다 머리가 아프면 이것을 먹으면 되겠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는 또 문을 나섰다.
어디론가 향하던 사람들. 목적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 내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나는 공원 주변 벤치에 앉아 그들을 신기한 동물 마냥 관찰했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 저렇게 살면 어떨까,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곧 그 생각도 지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빌딩의 숲 속으로 말이다.
나는 도심의 중심부에 다다랐을 때 머리를 휘저으며 주변을 한번 분석했다. 그리고 가장 높은 빌딩으로 무작정 걸어가며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높은 곳, 높은 곳으로 향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시끄러운 소리들이 내 주변에서 웅웅 울려 퍼졌지만, 나는 그것들을 뮤트하고 걸어갔다. 시끄러웠다. 하지만 무언가가 나를 이끌었다. 나를 문 밖으로 이끈 그 감각이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익숙한 목소리는 나에게 속삭였다. 나는 그 말들을 당연하다는 듯 따랐다.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고, 무작정 옥상을 향해 갔다.
방에서 흐릿하게 사라졌던 그 생각들이, 몸이 위로 이끌려 올려지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나는 그 전에 무슨 인생을 살았던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다른가? 그런 생각들이 나의 뇌를 가득 채웠다. 머리가 아팠다. 얼굴을 찌푸리며, 나는 주머니 안에 있던 약통을 낚아채듯이 꺼내왔다. 알약을 하나 꺼냈다. 그것을 입 안에 넣기 전에,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다시 손 안으로 꺼내 약을 자세히 보았다. 이게 과연 진통제가 맞는가? 처음으로 그의 행동을 의심해 보았다. 단 한번도 한 적 없는 생각이었다. 그는 항상 나를 위해서만 행동한다고 생각했었다. 처음으로 그가 나를 약으로 억누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 자체가, 너무나 금단의 영역이었기에 나에게는 너무나 짜릿했다. 하지만 한번 시작한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열심히 째려보았다. 그리고 새겨진 글씨를 읽었다. 아달린? 아달린이 뭐지? 그 순간 무언가가 나를 세게 치고 갔다. 아달린. 이미 알았던 것이었다. 꺼낼 필요가 없어서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지식이었던 것뿐.
수면제. 명백히 수면제였다. 장담할 수 있었다.
이제 새로운 질문이 뇌리 속을 맴돌았다. 왜 그가 나에게 수면제를 먹여왔을까. 내가 외출 한 것이 그의 심기에 거슬려서였는가? 내가 그의 손아귀에서 도망친다고 생각해서인가? 알 수는 없었다. 열쇠들이 머리 속에서 끼워졌다. 몸이 무거웠던 것. 수많은 시간을 침대 속에서 잠들어 있었던 것. 이 약이 수면제였으면 당연히 성립하는 것이었다. 나는 손에 든 알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 동시에, 닫혀 있던 문은 열려 넓은 공간을 드러내었다. 나는 다리를 끌고 옥상의 끝자락으로 다가갔다.
광활한 그 풍경이 나를 맞자 마자, 나의 숨은 멎었다.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엄청난 광경이었다. 나의 의식을 흐릿하게 하던 노이즈가 씻겨나갔고, 내 몸에 힘이 샘솟았다. 무엇이던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언가, 잊혀진 내 안의 무언가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나의 과거. 흐릿하게, 어렸을 때의 기억들이 하나 둘씩 위로 떠올랐다. 나는 그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보랏빛의 소녀. 이상한 고양이 안대를 한 소년. 지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인생에는 그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무언가 나만의 것들이 나를 얼싸안았다. 나는,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흘렸다.
깨져버린 나의 날개. 나를 자유롭게 하늘을 휘젓게 해주었던 나의 날개. 그것의 조각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머리를 들어 한번 구름 한 점 없는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도, 나도, 한번 더, 도약하고 싶었다. 날아오르고 싶었다. 달콤한 자유를 느끼고 싶었다.
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자신에게 속삭였다. 한때, 내가 저 허공을 제패했던 것처럼. 한번 더. 눈을 감았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를 짓누르던 모든 압력들은 증발하듯이 사라졌고, 나는 마치 공중부양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미, 나의 의식은 구름 속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나는, 결심하고, 나를 세뇌시키듯 허공에 속삭였다.
한번 만 더 날아보자.
한번만 더, 해보자.
다시 자유를 찾아.
날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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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그렇게 낙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