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날 꼭 남겨주고 싶었지. 매일 예쁘다고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줬다 선물같은 존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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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날 꼭 남겨주고 싶었지. 매일 예쁘다고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줬다 선물같은 존재에게
Instructions for Idleness 2001
Erwin Wurm
오래 만난(6년)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1년 정도 됬어요. 그런데 우울한 기분이 끝나질 않아요. 우울증이다 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일상생활하면서 공허감같은 게 있고 항상 좀 쳐지고 그런 게 있어요. 설명하기 어렵지만 새로 누군가를 만나거나 그러고 싶은 그런 종류의 외로움 아니라 그사람이랑 헤어진뒤로 시간이 멈춘 거 같달까요? 일도 잘 다니고 밥도 잘 먹는데 제가 한사람으로써 성장하는지 모르겠고 하루하루 그냥 똑같은 패턴으로 흘러가듯이 일년동안 살아온 거 같아요. 그래서 그사람한테 연락할까 고민하다가도 못하고 거의 매일 그래요. 하려고하다가도 이건 아닌 거 같아서요. 사실 제가 그사람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러다가도 언젠가 끝나긴 하겠죠? ㅎ 고구마 천개 먹고 사는 거 같아요
손목시계 말인데요. 우리가 시간 맞출 때 돌리는 부분을 용두라고 합니다. 용두 빠진 시계는 멈추지만 고장난 건 아니에요. 빠져 있는 동안에는 멈춰 있지만 똑소리 한 번이면 다시 흘러 가니까요. 오래 살진 않았지만 살아 보니 멈추는 때는 모두에게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어느 순간 다시 흐른다는 거예요. 그런데 진정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려면 용두를 꽂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멈춘 시간에서 용두를 꽂는다면 다시 그때를 살 테니까요. ‘그때’를 벗어나 ‘지금’으로 돌아오는 회전 속에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기란 어려운 듯합니다. 용두가 돌아가는 동안에도 초침은 움직이지 않고, 다만 떠니까요. 익명님은 그때와 지금 사이 어딘가에서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언젠가는 멈출 것이고, 그때 지금을 살고 있구나 알 수밖에요.
Agnes Denes – Tree Mountain (Ylöjärvi, Finland), 1982/2001
Robert Ryman.
소확행의 진실, 에디터 허윤선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청춘이지만 사실 가질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은 이 시대에 이것처럼 달콤한 주문이 어디 있을까. ‘소확행’은 세상은 냉혹하고, 나는 여전히 집이 없고, 월급은 잘 오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는 있다고 전파한다. 이것은 어느새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강력한 키워드가 되었다.
그런데 하루키는 이 말을 대체 왜, 어떤 맥락에서 한 걸까? 국내 번역된 하루키의 책을 모두 읽었다고 자부하지만 명확히 떠오르지는 않아서, 나는 오랜만에 책장을 뒤졌다. 소확행…소확행…주문처럼 되뇌며 찾아보니 하루키는 이 말을 제법 여러 번, 조금씩 다르게 반복하고 있다. 소확행에 대한 가장 유명한 문장은 역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일 것이다. 그러나 그 앞에는 더 긴 문장이 생략되어 있다. 하루키는 집 근처 레코드 가게에서 맷 데니서의 오리지널 트렌드판을 34달러에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가격 때문에 선뜻 사지 못하다가 그만 품절되어버린다. 굉장히 실망한 하루키는 3년 후 다른 지역의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같은 레코드를 2.99달러에 파는 것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냉큼 산다. ‘결국 구두쇠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격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이 수필이 실린 책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국내 초판은 1999년. 그러니 훨씬 이전에 쓴 글이다. 여기, 또 다른 버전도 있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은 작기는 하지만 확고한 행복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건 어쩌면 나만의 특수한 사고 체계인지도 모르겠다.’ 또 이렇게도 말한다. ‘러닝셔츠도 상당히 좋아한다. 막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퐁퐁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그 기분이란 역시 소확행의 하나이다’ 어쩐지 이 장면을 내것이라고 상상해보니 행복해진다. 행복은 별거 아니고 사실 우리 일상 속에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마치 ‘힐링’의 다음 주자처럼 마케팅적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소확행의 뜻은 다소 바뀌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무조건 가져야 할 행복, 무조건 해야 할 소비처럼 말이다. 소확행이기 때문에 지금 이것을 사라고, 이것을 하라고 부추기는 손들이 너무 많아졌다. 주체인 우리 역시 그 물결 속에 휩쓸리며 나자신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마땅하고 당연하게 가져야 할 무엇처럼 여긴다. 하지만 하루키가 말한 ‘소확행’은 그냥 얻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하루키가 가장 구체적으로 말한 ‘소확행’에서 그가 행복의 전제조건으로 말한 것은 격렬한 운동과 자기 규제다. 집에서 하루 종일 뒹굴다 마시는 맥주가 아닌 운동 후의 맥주다. 레코드판을 적당한 가격에 사기 위해 3년을 보냈다. 하얀 러닝셔츠는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그걸 입기 위해서는 그 셔츠를 입은 후 묵히지 말고 바로 세탁해야 하며, 찌든 때는 별도의 세제로 비벼두고, 세탁 후에는 냄새가 나지 않게 잘 말리거나 섬유유연제를 선택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팬티 역시 마찬가지. 팬티 접는 사람이 따로 있고, 입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소확행일 리 없다. 노력 없이 얻는 당연한 것들은 금세 매너리즘과 감흥 없는 것이 되곤 한다. 어느 날, 팬티는 아무 감흥 없는 팬티가 되어버릴 뿐이며 매일 마시는 맥주는 그저 트림만 불러일으키겠지.
영화 <색, 계>의 원작자로, 현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장아이링은 당대의 천재로 불렸다. 그녀는 중학생 시절, 자신이 쓴 글을 투고해 첫 원고료로 5원을 받는다. 그녀는 그 5원으로 립스틱을 샀다. 장아이링의 어머니는 그 돈을 기념으로 보관하지 않은 것을 나무랐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이 번 돈으로 바란 것은 자신의 립스틱이었고 그것은 먼 훗날 회고록에 적을 정도로 기억에 남을 만한 확실한 행복이 되었다. 오늘 무엇을 가질 것인가? 한정된 자원으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작고도 큰 행복을 추구해야 할지는 항상 선택의 연속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일상을, 숨은 욕구를 애정어리게 돌보며 기울이는 아주 평범한 노력이야말로 불확실한 행복의 가장 확실한 전제조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부족하고 외롭고 아프기에 서로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그 달갑지 않은 고독이 계속되겠지만, 때로 고독은 서로를 이해하고 결속시키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구급차가 사이렌 울리며 급하게 가는 모습만 보면 왜 눈물이 날것만 같지 맨날맨날 주책바가지
지은씨 생각이 나서요 갑자기.. 날씨가 변덕인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 해서요 최근에는 어떤 꽃을 사셨는지도 궁금해요
아침부터 제 이름을 불러주는 누군가가 있어 마음이 훈훈해져요 나 왠지 누군지 알 것 같아요 히 요즘 정말 정신이 없어 화병이 텅 비어있는지 꽤 되었어요. 변덕인 날씨에 감기는 걸렸지만 요즘은 그 어느때보다 심적으로는 건강해요. 질문자분도 예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나요? 다음에는 우리 직접 얘기 나누어요 ♡
내스타일이 아닌 것을 입밖으로 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취향일 수 있으며 진짜 말 그대로 내.스.타.일 이니까. 내 taste가 모두의 것이 될 수 없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말에 동의하고 공감해주는 일이 요즘에는 참 어렵다. 아무리 노력해도 온전히 알아줄 수 없기에 가타부타 할 수 없다. 지금 이렇게 쳐져있는 나날이 길어지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다른 사람들의 다른 경험들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해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난 당신을 응원하고 있어요. 신뢰의 눈빛을 줄 수 있는 깨끗한 눈동자를 가지고 싶다.
꽃에 물을 갈아도 시드는이유는 뿌리가없어서가 아닙니다 줄기의 물길이 물속의 이물질에 막혀서 시드는거에요 뿌리가없는꽃이라면 줄기아랫부분 2cm 가량 끓는물에 삶아야 합니다 그럼 섬유질이 헤져서 이물질을 걸러 줄거에요 선영씨가 시들지않았으면 좋겠고 삶아지길 원하지않습니다 선영씨는 어느 꽃병에 계신가요
지금 저는 틈틈이 막혀있어요 더 이상 어떤 물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 저 물길이 막힌 거죠 뿌리가 없는 게 아니라. 제가 대단하게 제 앞가림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가능한 한 제가 다 해결하고 지내는 편인데 그마저도 누구에겐 기준 미달이고 그래서 겨우 붙잡고 있는 것들까지 자주 잃어버려요. 저는 생각보다 나약하지도 않고 울어도 금방 털어내고 잘 지내요 그렇지만 자꾸 반복되면 그 무력감이 슬픔이 자꾸 숨막히게 해요. 지난 새벽에 목이 메이게 울다 겨우 자고, 아침에 본 이 메세지로 너무 너무 의지하고 싶어졌어요 모든 건 각자의 몫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도저히 혼자로선 마주하지 못 할 일들도 많다는 걸 인정하게 되버렸어요. 저는 정말로 시들고 싶지 않아요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