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의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학술적인 이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행동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예술)은 인생을 살아가며 쌓은 경험이 곧 그림 속에 있어야 한다. 노동과 땀과 혼이 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한낱 돌아가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낙오자나 무능한 사람처럼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려고들 서두른다. 그래서 약삭빠른 사람은 질러가게 마련이다. 되도록 많이 돌아가야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하는 체험이 쌓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예술이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돌아가면 자연 고난이 따르고 구질구질한 것이 많다. 사람들은 이 고생이 무서워서 피하기 일쑤다. 예술은 밑바닥으로부터 저 높은 곳까지의 인생 체험을 왕래해야 한다. 밑바닥 인생은 서러운 인생이다. 그 서러운 인생을 체험해 보지 않은 인간은 진실로 아름다운 세계를 볼 수도 없거니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음악은 서럽고, 시는 고독하고, 그림은 조용해야 한다든가. 이 모두가 밑바닥 낭떠러지에 떨어져 보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차원일 게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이 없다. 사람이 예술을 낳는데 그림은 많아도 그림이 없다는 말과 같은 것이 아닌가.
1999. 8. 29 윤형근의 기록_PKM 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