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현대인의 특징인 멀티태스킹 습관이 젊은 치매를 높인다고 하기에 치매 예방 차원에서 요즘 꾸준히, 참 열심히도 계속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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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현대인의 특징인 멀티태스킹 습관이 젊은 치매를 높인다고 하기에 치매 예방 차원에서 요즘 꾸준히, 참 열심히도 계속 하는 것.
집에만 있으니 아껴뒀던 물건들을 다 꺼내게 되고 모두가 내 책상 위에 집합한다. 오늘은 새로운 유리컵으로 티를 마시고, 얼마 전 만든 빨간 미니 엽서를 책갈피로 사용했다. 또 에어프라이어로 바스크 치즈 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그렇게 내일의 To do list 항목에 추가해본다. Stay home Life도 나쁘지 않아요.
가을바람에 흩어져 내리는 낙엽들이 아름다워 한참을 넋 놓고 보다 보니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어 아쉬운 마음. 내가 잠깐 한눈파는 사이에 모든 것들은 너무 빨리 스쳐가버린다. 작은 조각을 주워 노트에 붙여두는 것으로 추억하는 그런 가을.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아주 행복하다고. 행복한 일들이 줄줄이 비엔나 소세지마냥 대롱대롱 매달려서 어서 나를 차례대로 먹어주세요! 하고 있는 것처럼 매달려있다. 맛있는 술과 안주가 눈 앞에 있을 땐 정말 더 행복하고.
이불킥 몇 번 차는 거 정도야 이제 아무렇지가 않아졌고 혼자 지우고 싶은 기억 정도는 완전한 지우개질은 안되더라도 떡지우개로 누르는 것 정도 쯤은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아까워서 아껴두었던 것들을 다 풀어헤쳤다. 무인양품 CD플레이어, 선물로 받은 한 장 남아있던 플라밍고 포스터, 홀리데이조의 한정판 CD. 아깝다고 아끼지 않고 부끄럽다고 숨기지 않아야지. 내일 술 깨고 후회하지도 않아야지.
무슨 말인지도 모를 벽보는 더 귀여워보이는 법
29배 속의 인생은 꽤나 빨라서 체감 속도는 마치 58배속쯤 되는 것만 같다. 곧 2월이 코앞에서 손을 내밀겠지 그래 어서 와, 잘해보자 우리!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은 잘 사는 거라고 할 수 있지
나는 요즘 정말 잘 살고 있어요
조금 가난해진 게 아주 작은 흠이라면 흠
칼라데아 마코야나의 낮과 밤
FORKY에 미쳐있는 28세 어른이
좋아하는 수영을 온종일 해도 좋아하는 도록을 내도록 봐도 인생이 시시하니까 차라리 매일이 생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여름이 끝났으니 나는 이제 정말 나의 가을을 기대하지요
스물여덟의 나는 두 번은 알고 싶지 않은 묵직함을 안고 살게 되었고, 노란색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만개하는 계절에 잊지 못할 사람이 생겼고.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던 가삿말에도 예외가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잊지 않아야 할 이름과 날짜가 생겼고, 든든한 지원군을 잃었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강변을 뛰다 보면 여기저기 오디가 우수수 떨어져 있다. 어쩐지 시골 라이프를 조금 사랑하게 되었고, 너어무 더워서 늘 싫어했던 여름이 엄청 기대된다. 벌써 여름이다!
가끔씩 사는 게 좀 재밌어진다. 예상 못 했던 전개의 이야기들이 자꾸 터져 나오는데 고작 커피 한 잔에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지 가늠이 안된다. 나는 요즘 카페인에 많이 약해지고 바쁜 만큼 삶의 속도도 빨라지고 요즘 인생이 너무 속도 위반이어유
연애를 시작하면 한 여자의 취향과 지식, 그리고 많은 것이 함께 온다.
그녀가 좋아하는 식당과 먹어본 적 없는 이국적인 요리. 처음 듣는 유럽의 어느 여가수나 선댄스의 영화. 그런 걸 나는 알게 된다. 그녀는 달리기 거리를 재 주는 새로 나온 앱이나 히키코모리 고교생에 관한 만화책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녀는 화분을 기를지도 모르고, 간단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먹는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주 많은 나라를 여행해 보았거나 혹은 그녀의 아버지 때문에 의외로 송어를 낚는 법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대학 때 롯데리아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까닭에 프렌치후라이를 어떻게 튀기는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녀는 가족이 있다. 그녀의 직장에, 학교에는 내가 모르는 동료와 친구들이 있다. 나라면 만날 수 없었을, 혹은 애초 서로 관심이 없었을 사람들. 나는 그들의 근황과 인상, 이상한 점을 건너서 전해 듣거나, 이따금은 어색하나마 유쾌한 식사 자리에서 만나게 되기도 한다. 나는 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을 엿보게 된다.
그녀는 아픈 데가 있을 수도 있다.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특정한 부분에 콤플렉스가 있을 수도 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그건 내가 잘 모르는 형태의 고통이다. 그러나 그건 분명 심각한 방식으로 사람을 위협한다.
그녀의 믿음 속에서 삶이란 그냥 잠시 지속되었다가 사라지는 반딧불의 빛 같은 것일 수도, 혹은 신의 시험이자 선물일 수도 있다. 혹은 그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 삶 자체라고, 그녀는 피로에 지쳐 있을 수도 있다.
요컨대 한 여자는 한 남자에게 세상의 새로운 절반을 가져온다. 한 사람의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편협하기 때문에 세상의 아주 일부분 밖에는 볼 수 없다. 인간은 두 가지 종교적 신념을 동시에 믿거나, 일곱 가지 장르의 음악에 동시에 매혹될 수 없는 것이다. 친구와 동료도 세상의 다른 조각들을 건네주지만, 연인과 배우자가 가져오는 건 온전한 세계의 반쪽에 가깝다. 그건 너무 커다랗고 완결되어 있어서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녀가 가져오는 세상 때문에 나는 조금 더 다양하고 조금 덜 편협한 인간이 된다.
실연은 그래서 그 세상 하나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연인이 사라진 마음의 풍경은 그래서 을씨년스럽지만 그래도 그 밀물이 남기고 거대한 빈 공간에는 조개껍질 같은 흔적들이 남는다. 나는 혼자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가 보기도 하고, 선댄스의 감독이 마침내 헐리웃에서 장편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기도 한다. 그런 것을 이따금 발견하고 주워 들여다보는 것은 다분히 실없지만, 아름다운 짓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그러한 실연이 없는 관계-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면 그 모든 절반의 세계는 점차 단단히 나의 세계로 스며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건 굉장히 이상하고 기묘한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세계의 리스트에는 그녀가 가져온 좋은 것과 문제점 모두가 포함된다. 그건 혜택과 책임으로 복잡하게 얽힌 대차대조표라서 어차피 득실을 따지기가 어렵다.
세월이 감에 따라 그녀가 최초에 나에게 가져왔던 섬세한 풍경들의 윤곽, 디테일한 소품들은 생활이라는 것에 차차 -혹독히- 침식되겠지만, 그 기본적인 구성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여전히 나와 몹시 다르고, 다양해서- 이따금 경이로울 것이다.
한 사람이 오는 건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오는 것,이라는 말을 웬 광고판에서 본 적이 있다. 왜 아침에 그 문구가 생각났을까. 아무튼 사람을, 연인을 곁에 두기로 하는 것은 그래서, 무척이나 거대한 결심이다.